박진만 감독은 왜 하루 만에 박병호 선발 플랜을 바꾼 것일까.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을 앞두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삼성은 지난 9일 1차전에서 5-2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85.3%를 따냈다. 선발 최원태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이재현, 김영웅의 홈런, 5타수 3안타로 깨어난 르윈 디아즈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10일 우천으로 2차전이 이날로 순연된 삼성은 전날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외국인투수 헤르손 가라비토를 그대로 내세운다. 6월 데니 레예스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합류한 가리비토의 시즌 기록은 15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2.64로, 지난 7일 홈에서 펼쳐진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마무리투수로 나서 1⅓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챙긴 뒤 사흘을 쉬었다.
가라비토는 정규시즌에서 SSG 상대로 7월 23일 대구에서 한 차례 선발로 나서 7이닝 무실점 승리를 챙긴 기억이 있다.
삼성은 SSG 좌완 선발 김건우 상대 이재현(유격수) 김성윤(우익수) 구자욱(지명타자) 르윈 디아즈(1루수) 김영웅(3루수) 김헌곤(좌익수) 강민호(포수) 류지혁(2루수) 이성규(중견수) 순의 오더를 제출했다. 박진만 감독은 2차전 '국민거포' 박병호의 선발 출전을 시사했으나 1차전과 마찬가지로 벤치 대기가 결정됐다.
다음은 삼성 박진만 감독과의 사전브리핑 일문일답이다.
-박병호 선발 제외 이유는
오늘 회의를 통해 트레이닝파트, 전력분석팀이 여러 여건 상 구자욱이 지명타자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라인업을 꾸렸다. 몸 상태가 안 좋은 건 아닌데 돌다리도 두드리고 가자는 생각이다. 구자욱이 지금은 조금 부침이 있지만, 타선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앞으로 경기도 남아 있다. 여상황을 고려해서 구자욱을 지명타자로 쓰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
-가라비토 컨디션은
구위는 좋은 투수다. 자기 구위를 얼마나 자신 있게 스트라이크존에 던지느냐가 중요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불펜으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최우선 과제는 커맨드다. 최원태처럼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구위를 믿고 자신 있게 타자를 압도하는 공격적인 투구가 중요하다.

-어제 하루를 더 쉬어서 불펜 운영이 수월해졌을 거 같은데
단기전이라서 초반부터 흔들린다 싶으면 언제든지 풀가동할 준비가 돼 있다. 어제 하루를 쉬었기 때문에 불펜이 조금 더 여유가 생긴 상황이다. 선발이 6회까지 던져줬으면 좋겠지만, 상황이 안 되면 불펜진을 빠르게 운영할 생각을 갖고 있다. 단기전은 조금 흔들린다 싶으면 조기에 빼려고 한다.
-잦은 우천 취소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타선은 감각이 유지되는 게 좋을 수 있지만, 투수 쪽은 하루 정도 쉬면 조금 더 힘이 있고 운영이 여유가 있다. 장단점이 있다. 비 오면 항상 순리대로 간다. 오늘 그라운드 상태가 나쁘지 않더라. 좋은 그라운드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게 베스트다.
-SSG 앤더슨 등판 시기가 신경 쓰이진 않는지
신경이 쓰이기보다 어차피 한 번은 던져야하는 상황이다. 그게 언제든 크게 신경 쓰는 건 없다. 첫 단추를 잘 꿰었기 때문에 좋은 분위기 속에서 우리 상황만 잘 생각하면서 운영하면 된다.

-김건우 공략법은
상대를 한 번도 안 해본 투수가 아니다. 선발, 중간 모두 만나봤다. 우리 타자들보다 첫 가을야구 등판인 김건우가 더 부담을 갖지 않을까 싶다. 흔들렸을 때 파고드는 전력 분석을 잘 정리하고 준비했다고 본다.
-1차전 가라비토 불펜 등판 가능성도 있었나
정말 확실할 때 계획에 있었는데 아끼는 게 가장 좋다. 후라도, 원태인을 다 소모해서 최대한 아끼는 상황에서 필요할 때 투입하려고 했다. 웬만하면 아끼려고 했다. 지금 우리 중간투수들 컨디션이 워낙 좋다. 잘 막아줄 거로 믿는다.
-김영웅의 대담함이 화제다
기사 보니까 본인이 다 알고 계산했다고 하더라. 2루주자가 누구고, 빠른 주자인지 느린 주자인지 다 파악을 했다고. 시야가 확실히 넓어졌다. 여유를 갖고 하는 걸 보고 젊은 선수들이 확실히 성장했다는 걸 느꼈다. 어린 선수들이 작년에도 큰 무대가 처음인데 즐기면서 자기 퍼포먼스를 다 해주는 걸 보고 담대함을 느꼈다. 이재현 김영웅 등 확실히 큰 선수가 될 거 같다. 지금 경험이 나중에 더 큰 자산이 될 것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