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부진은 잊어도 된다. 한국시리즈에서 제대로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그동안 아쉬움과 비난을 단숨에 만회할 수 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장현식과 김강률이 삼성 라이온즈 최원태처럼 포스트시즌에서 빼어난 투구로 정규시즌 부진을 만회한다면 LG의 통합 우승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최원태는 지난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최원태는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17경기(25이닝) 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6으로 부진했다. 최원태는 지난해 12월 삼성과 4년 최대 70억원 FA 계약을 했다. 올 시즌 27경기(124⅓이닝) 8승 7패 평균자책점 4.92,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었다.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구원투수로 나섰다. 1-4로 뒤진 7회 2사 1,2루에서 등판해 데이비슨을 몸 맞는 볼을 출루시켰다. 공 4개만 던지고 교체됐다. 패배하면 탈락인 2차전에서는 미출장 선수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원태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인생 경기를 펼치며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훨훨 날아올랐다.

LG는 지난 겨울 불펜 보강을 위해 장현식을 4년 52억원 전액 보장으로 FA 계약, 김강률은 3+1년 최대 14억원 FA 계약으로 영입했다.
장현식은 스프링캠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4월초에 1군에 합류했다. 5월 중순까지 15경기 1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1.17으로 좋은 활약을 했다. 그러나 내복사근 부상으로 한 달 정도 재활을 하고 돌아온 이후로는 기복이 심했다.
후반기에는 평균자책점 6.64로 부진했고, 9월초에는 극도로 부진해 2군에 내려갔다 오기도 했다. 9월 이후 5경기(2⅔이닝) 평균자책점이 무려 27.00이었다. 52억 계약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올 시즌 성적은 56경기 3승 3패 10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했다.

김강률은 ‘잊힌’ 존재였다. 개막부터 5월 중순까지 12경기(12⅓이닝) 1승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1.46으로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어깨 잔부상으로 이탈했는데, 복귀는 감감무소식이었다. 결국 정규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에 돌아오지 못했다.
2군에서도 실전 경기는 9월 26일 퓨처스리그 한화 이글스전에 등판했다. 성적은 0이닝 3피안타 2실점. 4개월 넘게 실전 공백이 있었다.
김강률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합숙 훈련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야 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김강률에 대해 “전력 제외는 아니다. 청백전에서 구속이 어느 정도 나오는지, 싸울 수 있는 좋은 몸 상태가 만들어졌는지 보고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LG는 시즌 막판 불펜이 고민거리였다. 마무리 유영찬, 신인 김영우, 베테랑 김진성 외에 확실한 필승카드가 부족했다. 김진성도 시즌 막판에는 흔들렸다. 함덕주와 이정용은 2023년 우승 때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KIA에서 통합 우승에 기여했던 장현식, 예전 두산 시절 한국시리즈만 3차례 경험이 있는 김강률이 한국시리즈에서 FA 몸값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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