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에 첫 1군 국가대표라니…왜 무덤덤한가, 최재훈은 한화 야구가 먼저 "KS 우승하고 생각하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10.13 06: 40

“덤덤합니다. 아직 한화 야구가 안 끝났기 때문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지난 12일 발표된 2025 K-BASEBALL SERIES 대표팀 명단에 6명의 선수가 들어갔다. 투수 문동주(22), 김서현(21), 정우주(19), 내야수 노시환(25), 외야수 문현빈(21) 등 어린 선수들과 함께 베테랑 포수 최재훈(36)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35명의 대표팀 선수 중 최고참으로 유일한 1980년대생이기도 하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해 열리는 평가전이지만 최재훈에겐 실질적인 첫 국가대표라서 의미가 있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하던 2011년 9월 파나마에서 열린 야구월드컵에 참가했고, 두산 소속이었던 2012년 11월 대만에서 치러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한 적이 있지만 당시 대회들은 프로 2군, 군경팀, 아마추어로 혼합 구성됐다. 최정예 대표팀이 아니었다. 최재훈은 “2군에 있을 때 대표팀으로 나간 적이 있지만 1군에선 처음이다”고 말했다. 

한화 최재훈. 2025.08.19 /sunday@osen.co.kr

한화 최재훈 2025.08.19 /sunday@osen.co.kr

36세의 적잖은 나이에 사실상 첫 1군 태극마크를 달게 된 최재훈이지만 덤덤했다. 이날 대전에서 열린 상무와의 플레이오프 대비 연습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최재훈은 “덤덤하다. 아직 한화 야구가 안 끝났기 때문에 그것(포스트시즌)만 생각하고 있다. 축하 연락이 많이 왔는데 지금은 한화 야구가 우선이다. 어릴 때부터 국가대표에 대한 꿈이 있었지만 한화가 한국시리즈에 가서 우승까지 하고 나서 생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9회초 1사 1루 상황 한화 포수 최재훈이 마운드를 방문해 투수 김서현을 격려하고 있다. 2025.07.25 / dreamer@osen.co.kr
그러면서 최재훈은 “사람들이 ‘어린 선수들 보호자로 가는 거냐’고 하더라. 맞는 말이다. 제가 나이가 제일 많고, 다들 훨씬 어리다. 보호자로 가서 잘 챙기겠다”며 웃은 뒤 “전에 (정)우람이 형이 3년 내로 한화에서 국가대표가 제일 많이 나올 거라고 얘기했는데 맞는 말이 됐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좋아졌다. 후배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기 때문에 우리가 올해 2위를 하면서 여기까지 올라왔다. 축하할 일이다. (허)인서도 저 보고 ‘선배님, 국대 포수’라고 하는데 ‘앞으로 네가 더 많이 나갈 거다. 미래의 국대 포수로 계속 나갈 거니까 준비 잘하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화의 어린 선수들을 치켜세우며 동기 부여를 했다. 
최재훈은 “국대 포수도 좋지만 우승 포수라는 말을 듣고 싶다. 그게 제일 첫 번째”라고 말했다. 2015~2016년 두산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받았지만 주전 포수 양의지가 풀로 뛰는 바람에 엔트리에만 들고 경기는 뛰지 못했다. 이제는 주전 포수로서 우승 반지를 손에 넣고 싶은 마음이 크다. 
2017년 4월 한화로 트레이드된 뒤 주전 포수로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한 최재훈은 2021년 시즌 후 5년 54억원 FA 대박도 쳤다. 체중을 10kg 빼고서 맞이한 올해에도 121경기 타율 2할8푼6리(269타수 77안타) 1홈런 35타점 OPS .767로 활약하며 한화의 정규시즌 2위 도약을 이끌었다. 주전 포수로 안정된 수비와 투수 리드, 그리고 4할대(.414) 출루율로 특유의 선구안을 살려 하위 타선에 큰 힘이 됐다. 
4회말 2사 1,3루에서 한화 최재훈이 좌월 스리런 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5.07.08 /sunday@osen.co.kr
후반기에는 어깨, 허벅지 등 잔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엔트리 한 번 빠지지 않고 시즌을 완주했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휴식 시간을 벌었고, 최재훈의 몸 컨디션도 회복됐다. 그는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아픈 것 없다”고 자신하며 “저도 포스트시즌이 오랜만이라 즐기려고 한다. 저부터 즐겁게 하면 후배들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후배들한테도 안타를 치거나 뭐를 할 때마다 세리머니도 크게 하자고 했다. 그래야 기가 우리한테 온다. 소심하게 하는 선수들은 벌금이다”며 화끈하게 야구를 즐기는 마음으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을야구 경험자로서 큰 무대의 중압감을 잘 알기 때문에 후배들에게도 이런 주문을 한다. 최재훈은 “가을야구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단기전이라 실수 하나에 멘탈이 붕괴될 수도 있다”며 “팬분들이 많고, 소리가 잘 안 들리기도 한다. 그럴 때 너무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우리가 해온 것처럼 즐겁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훈은 가장 최근 한화의 가을야구였던 2018년 준플레이오프 멤버이기도 하다. 야수 쪽에서 현재도 팀에 있는 선수는 내야수 하주석과 최재훈, 둘밖에 없다. 7년 전에는 3위로 준플레오프에 나갔지만 4위 넥센(현 키움)에 1승3패로 업셋을 당하며 가을야구가 짧게 끝난 기억이 있다. 7년 전을 떠올린 최재훈은 “그때보다 팀이 훨씬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제일 중요한 투수진이 좋다. 야수들이 더 많이 도움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분발을 다짐했다.
한화 최재훈. 2025.03.30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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