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이병헌 役 딜레마, 악행 알고도 응원 '어쩔수가없다'" ('인생이 영화')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5.10.13 08: 55

<방송사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리뷰 기사입니다.>
박찬욱 감독이 ‘인생이 영화’를 통해 인간미와 유머감각을 대방출했다.
지난 12일 밤 방송된 KBS 1TV 무비 토크쇼 ‘인생이 영화’ 27회는 세계 영화인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박찬욱 감독이 출연, ‘무겁고 어려운 거장’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는 유쾌한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이날 방송에서 박찬욱 감독은 그 역시 영화처럼 진지하고 어려울 거 같다는 선입견을 단번에 깨트리며 누구보다 유머러스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박 감독은 신작 ‘어쩔수가없다’에 대해 “자기가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욕망을 포기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라며 “의도와 다르게 일이 풀려가는 것, 호의로 시작된 일이 악행이 되는 것, 그런 인간의 아이러니가 저에게는 늘 흥미로운 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이 만수(이병헌)가 가진 딜레마를 함께 느꼈으면 한다”라면서 “악행인 걸 알면서도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는 그 감정의 밀당이 재미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어쩔수가없다’의 띄어쓰기를 일부러 틀리게 표기한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살면서 ‘어쩔 수가 없다’는 말을 부지불식간에 자주 하는데 그 말을 한 단어처럼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특별했던 건 ‘웃음’이었다. 영화 평론가 라이너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무겁고 철학적일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번 영화는 완벽한 블랙 코미디였다”라 했고, 거의없다는 “극단적 상황을 비틀어 웃음을 만드는 박찬욱식 코미디”라고 평했다.
박찬욱, 라이너, 거의없다가 꼽은 ‘어쩔수가없다’ 명장면도 공개됐다. 박찬욱 감독은 극중 이병헌, 손예진 부부 싸움씬을 가장 재미있는 장면으로 꼽았다. 라이너는 ‘어쩔 수가 없는’ 인간을 상징하는 버둥거리는 범모(이성민 분)를, 거의없다는 만수(이병헌 분)가 스스로 가지를 비틀 듯 인생의 방향을 꺾어버리는 분재 장면을 최고의 장면으로 꼽았다.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질 때 흘러나오는 조용필의 ‘고추잠자리’가 삽입된 씬에 대해 박 감독은 “고등학생 때부터 조용필의 팬이었다”, “언젠가는 온전히 한 곡을 통째로 쓰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 영화에서 만났다”라고 선곡 이유를 밝혔다.
특히 박찬욱 감독은 이병헌에 대해 “다른 배우는 상상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할 정도로 신뢰를 보냈고, 손예진은 “억양과 눈빛만으로도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해 감탄했다”라며 극찬을 아까지 않았다.
방송 말미 박찬욱 감독은 “‘어쩔수가없다’는 아주 쉬운 영화, 아주 웃기는 영화”라면서 “영화 그 자체를 즐겨주시길 바란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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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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