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선수 오스틴 딘이 출산 휴가를 포기하고 한국시리즈 준비에 전념하기로 했다.
13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 LG 선수들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합숙 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날 청백전이 예정됐으나 가을비로 인해 취소됐다.
오스틴은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 인터뷰에서 출산이 임박한 아내를 보러 미국으로 일시 귀국하지 않고 한국에 남아 한국시리즈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오스틴은 “딸 출산을 못 보러 가는 것은 좀 많이 아쉽다. 일단은 항상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아내와 사전에 이미 얘기를 해놨다. 만약 10월 초에 출산하면 팀에 얘기해서 잠시라도 보고 오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출산이 조금 늦춰지면서 한국시리즈에 좀 더 가까운 시기가 왔기 때문에 안 가는 걸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또 오스틴은 “와이프도 충분히 이해를 해 주고 있고, 옳은 선택이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옳은 선택의 되기를 바란다.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한 번 우승하는 것이 LG가 어떤 큰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아내도 이해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는 가족의 출산을 가장 우선 순위에 둔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오스틴은 “아내가 곧 출산 임박이라, 언제 아이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인데, 옆에 못 있어주는 게 좀 많이 미안하다. 와이프가 워낙 또 강한 여자이기 때문에 충분히 지금 상황을 혼자서 잘 이겨내고 출산을 잘 해 낼 거라 믿고 있다. 그렇지만 언제든지 이상이 있거나 안 좋은 게 있으면 연락 달라고 매일같이 얘기를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오스틴의 결정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염 감독은 “당연히 고맙다. 잠깐 빠져 있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본인이 알아서 한국시리즈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결정했다. 그런 문화도 켈리가 만든 문화다. 오스틴이 톨허스트, 치리노스에게 전통을 이어주는 것이다.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는 가족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해주는 마음, 우리 팀에 좋은 시스템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켈리는 2021년 시즌 막판인 9월 순위 싸움이 한창일 때 아내 출산을 앞두고, 출산 휴가를 가지 않고 한국에 남아 계속해서 등판했다.

오스틴은 출산을 앞두고 떨어져 있는 상황에 장단점도 있다고 웃었다. 그는 "출산 임박해 아내가 약간 스트레스가 많다. 어느 정도 감당하고 있다. 오스틴(아들)은 세상물정 모르고 매일 엄마한테 야구하자, 놀자고 하고 있다. 매일 마당에 나가서 야구한다더라. LG 야구를 못 보러 오는 건 아쉬워서, 그것 때문에 좀 찡얼거리기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가족들하고 시간을 못 보내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한국에 와서 한국 시리즈를 경험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몇 명이나 되겠나. 짧은 시간에 2번이나 경험할 수 있는 축복받은 상황이다. 2번이나 우승을 노려볼 수 있고, 팀에 깊은 의미가 될 수 있는 시리즈이기 때문에 나에게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는 부분은 굉장히 장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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