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오른손 투수 이승현은 지난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히든카드’로 불릴 만큼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이승현은 5-1로 앞선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선발 원태인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이지영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그는 8회에도 선두 박성한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완벽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후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완 배찬승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오늘의 히든카드는 이승현이었다”며 “이지영과 박성한을 상대로 상대 전적이 좋아 준비시켰는데 상대 흐름을 완전히 끊는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이승현은 14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만난 취재진에게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웃었다. “사실 좀 놀랐다. 저는 약한 타자들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지영과 박성한을 상대로) 강했다는 건 잘 몰랐다”고 말했다.
비가 그친 뒤 기온이 떨어졌지만 투구에는 영향이 없었다. “제가 살집이 있어서 몸에 열이 많다 보니 전혀 지장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승현은 “(강)민호 형의 리드대로 던졌다. 개인적으로는 ABS의 도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불펜 분위기에 대해서는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똑같이 준비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상대 불펜이 워낙 강하니까 우리가 잘하면 ‘그냥 땡큐’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불펜 부진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스스로를 겨냥했다. “제가 불펜 부진의 주범이었다”며 “항상 미안했는데 포스트시즌에서 잘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심을 드러냈다.

불펜에서 몸을 풀 때 전력을 다해 던지는 이유도 밝혔다. “정현욱 코치님 시절부터 그렇게 배웠다. 그렇게 해야 마음이 편하고 준비가 됐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와일드카드 2경기는 물론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엔 등판하지 못했지만, 이승현은 “서운하지 않았다. 더 준비할 시간이 주어졌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투수들이 잘 던지면 제 일처럼 기뻤다”고 했다.
이승현은 대구 홈경기마다 아내와 35개월 된 딸 아윤이가 경기장을 찾는다고 전했다. “아직 야구는 모르고, 잘생긴 삼촌들만 좋아해서 조금 서운하다”며 웃었다. “투수 중에는 (원)태인이 형, (이)호성이 형을 좋아하고, 야수 중에는 (김)영웅이 형, (이)재현이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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