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못 쳐도 팀이 이기면 만족한다”.
KBO 최초 한 시즌 50홈런–150타점 시대를 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가 ‘팀 퍼스트’ 정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디아즈는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4리(551타수 173안타), 50홈런, 158타점, 93득점, 1도루, OPS 1.025를 기록하며 KBO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특히 9월 이후 19경기에서는 타율 4할1푼2리(68타수 28안타), 7홈런, 27타점으로 맹활약하며 KBO리그 9~10월 월간 MVP의 영예를 안았다.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만난 디아즈는 “정규 시즌 마지막 한 달을 기분 좋게 보내며 월간 MVP를 받게 되어 기쁘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전반기에는 8위로 마감했지만, 후반기 들어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정말 열심히 달려왔다. 팀이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초반은 순탄치 않았다.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1,2차전에서는 7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이후 준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타율 3할3푼3리(12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으로 감을 되찾았다.

디아즈는 “많은 분들이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만 제게 가장 중요한 건 팀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또 “제가 못 쳐도 팀이 이기면 충분히 만족한다. 방망이가 안 맞으면 수비에서라도 도움이 되면 된다. 오직 팀 승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아즈는 또 “특별한 변화는 없었고, 시즌 중 하던 루틴을 그대로 가져갔다. 제 타이밍을 되찾는 데 집중했다. 준플레이오프 들어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밝혔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디아즈는 한국의 가을 날씨가 아직은 낯설다. “조금 춥긴 하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 무엇보다 타이밍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해 첫 가을 무대에서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지만, 올 시즌은 정규 시즌을 완주하며 마음가짐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그는 “작년보다 훨씬 편하다. 그때는 긴장감이 많았지만, 지금은 팀 분위기도 좋고 나 자신도 차분하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삼성. 디아즈는 MVP 경쟁 상대이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 에이스 코디 폰세와의 맞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MVP를 받게 된다면 정말 영광이다. 거짓말 안 하겠다. 받고 싶다. 시즌 중엔 MVP 생각이 없었지만, 후반기 들어 여러 기록을 세우면서 ‘도전할 기회가 생겼다’고 느꼈다. 타자로서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고 생각한다".
이어 그는 “폰세가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웠다.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흥미로운 경쟁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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