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가 ‘에이스 DNA’를 완벽히 증명했다.
후라도는 지난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삼성은 5-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정규 시즌 30경기에서 15승 8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후라도는 올가을 초반에는 다소 불안했다. 가을 무대 데뷔전이었던 지난 6일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는 6⅔이닝 9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고, 11일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3-3으로 맞선 9회 김성욱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아쉬움을 남긴 후라도였지만, 4차전에서 완벽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전 “후라도는 등판할 때마다 긴 이닝을 책임져줬다. 오늘은 6회까지 완벽하게 던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과는 ‘완벽 그 이상’이었다. 후라도는 7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감독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피칭을 선보였다. 비록 승리 투수 요건은 놓쳤지만, 그가 있었기에 삼성이 이길 수 있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후라도는 “너무 기쁘다. 선수들 모두 자기 역할을 잘해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팀워크를 강조했다.
이어 “앞선 등판에서 실수가 있었는데, 빠르게 고치기 위해 분석을 많이 했다. 오늘은 범타와 삼진을 적절히 섞으며 7회까지 안정적인 피칭을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 대해서는 “어려운 승부였다. 매 순간 집중했고 점수를 덜 내주면 이길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후라도는 올 시즌 한화를 상대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0.64에 불과했다. 그는 “한화에는 좋은 타자들이 많다. 특히 코디 폰세는 정말 훌륭한 투수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후라도가 포스트시즌 초반엔 다소 부침이 있었지만, 오늘은 진짜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줬다. 앞으로도 이런 투구가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극찬했다.

후라도의 완벽투 속에 삼성은 시리즈를 3승 1패로 마무리하며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대진을 확정했다.
정규시즌의 강력함을 다시 꺼내든 후라도는 “좋은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패를 분석으로 바꾸고, 분석을 완벽투로 증명한 남자. 후라도의 어깨 위에서, 삼성의 가을은 다시 시작됐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