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의 영원한 줄리엣, 고(故) 올리비아 허시(핫세)의 15세 흡연 인터뷰 영상이 다시금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 2TV ‘셀럽병사의 비밀’에서는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유방암 투병기를 살펴보며 올리비아 허시의 파란만장한 인생사가 재조명됐다.
올리비아 허시는 15세의 어린 나이에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68)에 출연하며 전 세계를 매혹시켰다. 그러나 미성년자임에도 흡연과 음주를 일삼아 ‘영국 대표 비행 청소년’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당시 인터뷰 영상이 공개됐다. 14세 때 흡연을 시작했다는 그는 리포터의 “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질문에 “엄마는 멈추라고 하겠지만, 난 엄마 뒤에서 필 것이다”이라고 답해 출연진을 놀라게 했다.

장도연은 “합성 같다. 연극인 줄 알았다”며 경악했고, 박은혜는 “요즘 저런 말 하면 큰일 난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15살 소녀에게 담배를 쥐여준 건 어른들이었다. 고려대 안암병원 종양내과 박경화 교수는 “15살 소녀가 담배와 술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누가 만들었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며 어린 소녀의 세계를 너무 일찍 열게 한 것은 어른들이라 지적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올리비아 허시는 ‘로미오와 줄리엣’ 촬영 당시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에게 “나의 귀여운 가슴(My Lovely Little Breasts)”이라 불리며 성희롱을 당하기도. 이에 MC 이찬원은 “현대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명백한 성희롱”이라고 경악했다.
또 당시 제작사 관계자들은 “살을 더 빼야 한다”며 허시를 병원에 데려가거나 다이어트 약을 강제로 복용시켰다. 그 결과 그는 몸이 떨리고 무기력증에 시달렸으며, 결국 광장공포증까지 앓게 됐다. 실제로 그는 영국 왕실 공연 중 불안감에 휩싸여 소변 실수를 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성인이 된 후 올리비아 허시는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었고, 1993년 뮤지션 데이비드 아이슬리와 재혼하며 비로소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2007년 가슴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은 그는 이듬해 유방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양쪽 유방 절제 후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2018년 재발해 지난해 12월, 향년 73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23년 올리비아 허시는 로미오 역을 맡은 배우 레오나드 위팅과 함께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제작사 파라마운트 픽처스를 성희롱, 사기, 성적 학대 및 의도적인 감정적 고통 가해 혐의로 고소하고 5억 달러(한화 7,380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해당 소송은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이 각각 15세와 16세 때 촬영된 나체 사진이 포함된 장면에서 비롯됐다. 핫세와 위팅은 감독이 거짓말을 했고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나체로 촬영됐다고 주장했다. 그로 인해 위팅의 엉덩이와 핫세의 맨가슴이 영화에 노출됐다. 두 사람은 당시 카메라가 어디에 위치할 것인지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소장에는 두 배우 모두 영화가 끝난 후 수십 년 동안 정신적 고통과 감정적 고통을 겪었다고 언급돼 있다. 또한 두 사람 그로 인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소송은 그해 5월 이 사건이 아동 성적 학대에 대한 공소시효를 중단하기 위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기각됐고, 뒤이어 제기한 두 번째 소송도 마찬가지로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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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상 캡처, 영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