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시스템 무너져" "일본, 한국보다 완성도 높아" 침통한 브라질 언론

브라질 언론들이이 자국 축구 대표팀의 사상 첫 일본전 패배에 충격을 받았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은 14일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에서 2-3으로 일본에 역전패했다. 

파울루 엔히케의 선제골(전반 26분)과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전반 32분)의 추가골로 2-0으로 여유있게 앞서던 브라질이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미나미노 다쿠미(AS 모나코), 나카무라 게이토(스타드 드 랭스),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에게 내리 세 골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이로써 브라질은 일본과 맞대결에서 사상 첫 패배(11승 2무)를 기록하게 됐다. 불과 나흘 전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을 5-0으로 대파한 뒤라 일본전 패배의 충격은 브라질에 더욱 크게 느껴졌다. 

15일 일본 '풋볼 채널'은 브라질 유력지 '오 글루부'와 브라질 포털 'UOL'의 반응으로 브라질의 반응을 살폈다. 모두 자기반성으로 가득했다. 

'오 글루부'는 "브라질의 수비적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다"면서 "이번 패배의 상징은 파브리시우 브루누였다. 그는 일본의 첫 골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고, 이어 자책골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매체는 "하지만 진짜 문제는 브라질의 전체 수비 조직이 이번 테스트에서 실패했다는 점"이라고 안첼로티 감독 체제의 허술한 뒷문 상황을 꼬집었다. 

또 "10일 한국을 5-0으로 대파하며 쉽게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한 오 글루부는 "하지만 후반에만 3실점하며 완전히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일본전에 나선 브라질 골키퍼는 우구 소자(26, 코리치안스)였다. 소자는 이 경기가 자신의 A매치 데뷔전이었으나 3실점으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브라질 대표팀 골키퍼가 데뷔전에서 3실점을 기록한 것은 1990년 벨로주 이후 35년 만의 불명예 기록이다. 통산 76경기 동안 45차례 클린시트를 펼친 알리송(리버풀)은 아직 3실점한 경기가 없다. 29경기를 뛴 에데르송(페네르바체)은 한 차례 3실점을 기록했다.

'UOL'은 "일본은 한국보다 훨씬 완성도 높은 팀이었다. 조직적이고 마크가 매우 견고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브라질은 인내심 있게 짧은 패스로 기회를 만들며 득점을 올린 점은 긍정적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브루누 기마랑이스가 교체된 뒤 팀이 완전히 붕괴됐다"며 "교체 투입된 이토 준야를 카를로스 아우구스투 혼자 막아야 했던 장면들이 수비진의 고전을 상징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은 안첼로티 감독 체제에서 두 번째 패배를 맞이했다. 첫 패배는 고지대인 원정에서 펼쳐진 볼리비아전이었지만, 브라질 현지 매체들은 "고지대라는 핑계를 댈 수 없을 만큼 단순한 패배였다"고 혹평했다.

또 브라질은 이번 일본전 패배로 안첼로티 감독이 지난 5월 부임한 이후 처음 한 경기 2실점 이상을 기록했다. 현지 언론은 "월드컵을 앞두고 수비 불안이 조기에 드러났다"며 우려를 표했다.

브라질 주장 카세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경기 후 브라질 'TV 글루부'를 통해 "후반전은 우리 모두가 완전히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고 자책했다.

이어 그는 "이런 최고 수준의 경기에서는 단 한 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월드컵, 코파 아메리카, 올림픽 메달까지 잃을 수 있다"며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월드컵이 몇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번 일을 교훈 삼아야 한다. 작은 디테일 하나가 모든 것을 잃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패장 안첼로티 감독은 "브라질은 후반전에 일본의 반격을 막을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첫 실수 이후 팀이 정신적으로 완전히 붕괴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결과를 충분히 즐겨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이제 강팀들이 우리를 더 주목할 것"이라고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또 모리야스 감독은 "브라질 같은 강팀을 공식 대회에서 이기기 위해선 더 큰 발전과 신중함이 필요하다. 오늘 경기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나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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