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사망 1년 만에 명예사원증...MBC·유족 합의 "제2의 피해자 없길"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5.10.15 11: 35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만에 MBC 명예사원이 됐다. 방송사와 유족의 극적인 합의 속에 '재발방지'가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혔다. 
15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MBC와 고 오요안나 유족들의 합동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안형준 MBC 사장이 참석해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안형준 사장은 "꽃다운 나이에 이른 영면에 든 오요안나 씨의 명복을 빈다"라며 "헤아리기 힘든 슬픔 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오신 고인의 어머님을 비롯한 유족께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오늘의 합의는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화방송(MBC)의 다짐"이라며 "지난 4월, 상생협력담당관 직제를 신설해 프리랜서를 비롯해 MBC에서 일하는 분들의 고충과 갈등 문제를 전담할 창구를 마련했고,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대우 등의 비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도 수시로 시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책임 있는 공영방송사로서, 문화방송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 그리고 더 나은 일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며 "다시 한번, 고 오요안나 씨의 명복을 기원한다"라고 덧붙였다. 
MBC 기상캐스터였던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15일 세상을 떠났다. 당시 향년 28세. 갑작스러운 재원의 부고가 충격을 자아냈다. 오요안나는 과거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도 출연할 정도로 얼굴을 알렸기에 황망함을 더했다. 
그러나 부고는 고인 사후 3개월이 흐른 지난해 12월에야 뒤늦게 알려졌다. 이 가운데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며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MBC를 상대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해 "조직 내 괴롭힘이 있었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아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진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후 유족들은 가해자로 지목된 고인의 동료 기상캐스터 A씨를 상대로 5억 1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더불어 고인의 모친은 지난달 딸의 사망 1주기를 맞아 MBC 사옥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후 MBC와 유족들의 잠정 합의가 이뤄져 단식 27일 만인 지난 5일 농성을 중단했다. 
기자회견에서 안형준 사장의 사과에 이어 오요안나의 명예사원증 수여식도 진행됐다. MBC와 유족 측은 합의문에 함께 서명하며 포옹으로 의미를 더했다. 
이 가운데 고인의 모친은 오열하며 딸을 기렸다. 특히 그는 딸을 떠올리며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프리랜서, 비정규직 문제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추모의 마음을 모아주셨고 결론이 어떻게 되든 좀 더 싸워보기로 했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돼야겠다고 생각하고 곡기를 끊고 회사에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이 싸움을 하면서 프리랜서 계약을 썼다는 것이 많은 걸 힘들게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우리 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직장 내 괴롭힘이 구조적 문제였다. 그래서 정규직 전환 요구는 딸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제2의 오요안나가 나타나지 않기 위해서"라고 강조했고, "재발방지 대책이 방송사 전체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걸 알고 있다. 억울한 죽음 이후 투쟁을 거치며 얻은 결과가 알맹이 없는 것으로 끝나면 안된다. 저도 하늘에 있는 딸과 함께 MBC의 노력을 지켜보겠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MBC 안형준 사장의 사과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MBC 대표이사 사장 안형준입니다.
먼저 꽃다운 나이에 이른 영면에 든 故 오요안나 씨의 명복을 빕니다. 
헤아리기 힘든 슬픔 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오신 고인의 어머님을 비롯한 유족께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의 이 합의는,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화방송의 다짐이기도 합니다. 
MBC는 지난 4월, 상생협력담당관 직제를 신설해 프리랜서를 비롯해 MBC에서 일하는 모든 분의 고충과 갈등 문제를 전담할 창구를 마련했고,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대우 등의 비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도 수시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책임 있는 공영방송사로서, 문화방송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 그리고 더 나은 일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故 오요안나 씨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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