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없는 단기전에서 다음 경기를 생각했을까.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투수 교체에 아쉬움이 남았다. 승자도, 패자도 나란히 벤치 판단 실수로 아쉬움을 남겼다.
14일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4차전.
삼성은 3회 1사 1,2루에서 김지찬의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6회 무사 1,2루에서 디아즈의 1타점 적시타로 2-0으로 앞서 나갔다.
운명의 8회였다. 삼성은 선발 후라도가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던졌고, 8회 불펜이 가동됐다. 김태훈이 2번째 투수로 올라왔다. 선두타자 정준재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마운드에서 미끄러지며 종아리 통증으로 교체됐다.
이어 이승현(우완)이 올라왔다. 의외였다. 150km 강속구와 구위가 좋은 배찬승, 이호성을 놔두고 140km 중반의 이승현을 선택했다. 선발 요원 가라비토도 불펜을 자청해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승현은 대타 오태곤에게 안타를 맞았다. 무사 1,2루가 됐는데 투수 교체는 없었다. 박성한에게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맞고 2-2 동점을 허용했다. 순식간에 2점 리드가 사라졌고, 홈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무사 3루 위기가 됐다. 역전 위기.
그제서야 좌완 배찬승으로 교체했다. 배찬승이 에레디아를 헛스윙 삼진을 잡고 한숨 돌렸다. 최정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으나, 한유섬을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2사 1,3루에서 고명준 타석에서 우완 이호성이 구원투수로 올라왔다. 이호성이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린 고명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역전 위기를 막아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김태훈이 하위타순을 막고, 상위타순에 배찬승이 나갈 계획이었다. 김태훈이 삐끗하며 종아리가 안 좋아 전날 잘 던진 이승현으로 바꿨는데 감독의 운영 미스였다”고 말했다. 이승현을 올렸어도 한 타자 상대 결과가 안 좋으면 빠르게 교체했어야 했다.
이어 박 감독은 "배찬승과 이호성이 팀은 물론 나를 살려줬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특히 주자 3루에 두고 삼진 2개를 잡아낸 19세 신인 배찬승이 큰 일을 해냈다.
삼성이 8회초 투수 교체 미스로 역전당할 뻔 했는데, SSG도 8회말 투수 운영이 의문이었다. 선발 김광현, 노경은, 김민에 이어 이로운이 등판했다. 필승조 3총사의 마지막 주자였다.
이로운은 김지찬을 뜬공, 김성윤을 땅볼로 2아웃을 잡았다. 이후 전날 17구 승부를 펼친 구자욱을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SSG 벤치는 전날 25구를 던졌고, 유일하게 1~4차전 전 경기에 등판한 이로운을 계속 마운드에 뒀다. 2사 1루에서 교체 타이밍이었다.
이로운은 홈런왕 디아즈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고 고개를 떨궜다. 홈런을 맞은 후에도 투수 교체는 없었다. 이로운은 이재현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고 2-5로 벌어졌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이재현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팀에 큰 힘이 되는 홈런을 날렸다. 2점 차와 3점 차는 다르다”고 언급했다.
SSG는 3점 차가 되고서야 전영준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결국 SSG는 지면 탈락인 벼랑 끝 승부에서 마무리 조병현 카드는 쓰지도 않고 패배했다. 게다가 1차전 선발로 던졌던 화이트도 불펜 등판을 자청하며 대기하고 있었다. 전날 3차전에서 3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부진한 이로운을 너무 길게 끌고 갔다. 구자욱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던지며
이숭용 감독은 "만약 (8회초) 역전했으면, 조병현을 8회말 2아웃에 올렸을 거다”고 말했다. 내일이 없는 단기전, 동점 상황에서 마무리 투입을 주저하다 일을 그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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