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반지 하나 더 갖고 싶죠.”
7년 만에 가을야구를 앞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는 우승 경험자들이 몇 명 있다. 내야수 심우준(30)도 그 중 한 명이다. 2021년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 때 주전으로 활약하며 ‘우승 유격수’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20년부터 KT에서 가을야구도 4년간 총 20경기를 뛰었고, 포스트시즌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지난겨울 4년 최대 50억원에 한화로 FA 이적한 심우준은 올해 5번째 가을야구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포스트시즌은 준비하는 것부터 재미있다. 처음 1~2년은 긴장을 엄청 많이 했는데 지금은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 빨리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는 올 시즌 팀 최소 실책(86개), 내야 타구 처리율 1위(86.6%)로 수비가 눈에 띄게 안정되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예년에 비해 어이없는 실책이 줄었고, 수비로 자멸하며 흐름을 내주는 패배 공식이 사라졌다. 그 중심에 유격수로 안정된 수비를 펼치며 센터 라인을 이끈 심우준이 있었다.

심우준은 “(하)주석이 형부터 (이)도윤이나 (황)영묵이까지 전체적으로 합이 잘 맞았다. 같이 수비를 하면서 보고 배웠고, 여유도 많이 생겼다”며 2루수로 키스톤 콤비를 맞춘 선수들을 치켜세우며 “(채)은성이 형, (노)시환이가 많은 이닝을 수비해준 것도 크다. 그리고 (김우석) 수비코치님의 역할이 컸다. 캠프 때부터 수비 훈련을 어마무시하게 많이 했다”는 말로 최소 실책의 비결은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수비에선 제 몫을 충분히 한 심우준이지만 타격은 아쉬웠다. 올 시즌 94경기 타율 2할3푼1리(247타수 57안타) 2홈런 22타점 OPS .587에 그쳤다. 2015년 신인 시절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타율.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리던 중 불의의 부상도 있었다. 5월10일 고척 키움전에서 사구로 무릎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한 달 반 가까이 쉬었다.
심우준은 “무릎을 다치지 않았더라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솔직히 타율이 1할대로 끝날 까봐 겁이 나기도 했다. 결국 2할3푼까지 올렸는데 4~5푼까지 올렸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타격이 계획대로 되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좋아질 것이다”고 자신했다. 9월 이후 18경기에서 타율 3할푼3리(42타수 14안타) 4타점 OPS .785로 반등했다.

스스로 “잘 버텼다”고 표현한 정규시즌을 뒤로하고 이제는 플레이오프를 맞이한다. 심우준은 “포스트시즌도 수비가 제일 먼저다. 가을야구를 보니 확실히 수비가 좋아야 시리즈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타격에선 어떻게든 공을 맞혀 (인플레이 타구로) 상대 실수를 유발하려 한다. 기습 번트도 하고, 투스트라이크 이후 컨택 위주로 연습 중이다”고 말했다.
심우준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우승 반지가 욕심난다. 그는 “우승 반지가 2개면 엄청 많은 것이다. 반지 하나 더 갖고 싶다”며 “(손)아섭이 형이나 (채)은성이 형처럼 아직 반지가 없는 선배들이 있다. 이번에 꼭 우승 반지를 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현진도 아직 우승 반지가 없다는 말에 놀란 심우준은 이번 기회에 첫 우승에 목마른 선수들의 한도 풀었으면 하는 바람을 표했다.
한편 한화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는 심우준을 비롯해 투수 엄상백, 포수 이재원, 최재훈, 내야수 안치홍까지 총 5명이다. 엄상백과 최재훈은 우승 당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들었지만 경기 출장이 없었다. 주전으로 뛰며 우승 반지를 낀 것은 이재원, 안치홍, 심우준 3명이다. 안치홍이 플레이오프 훈련에 제외됐고, 이재원도 백업 역할을 맡는 가운데 심우준은 다시 한 번 우승 유격수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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