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모래성이었나…'17% 증발' 뒷걸음질 친 '윤고나황손', 올해 가을이 왜 중요한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10.16 07: 40

“지금 경기에 나서는 젊은 선수들이 리더가 돼야 한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8월 초, 주장이자 타선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전준우의 햄스트링 부상 이후, 젊은 선수들이 이제 타선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전면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능동적으로 타선을 이끌어주고 활약해주기를 바랐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리더가 되지 못했다. 전준우 이탈 이후 롯데는 12연패 수렁에 빠졌다. 2025년 롯데의 시즌 운명을 가른 결정적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 기간 ‘윤고나황손’이라고 불린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황성빈 손호영은 큰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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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지난해가 첫 시즌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고비를 이겨냈다고 생각했지만 진짜 고비는 올해 찾아왔고 성장통을 제대로 겪었다. 팀의 핵심이 되어야 했던 선수들, 주장 전준우의 이후를 이어야 할 세대들은 가장 중요한 시기에 ‘리더’ 역할을 하지 못했다. 팀도 함께 추락했다. 정규시즌 3위였던 롯데는 95%에 가까운 가을야구 진출 확률을 갖고도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역대급’ 추락이라고 이름을 붙여도 무방한, 롯데의 치욕적인 시즌이었다.스텝업을 의심하지 않았던 롯데의 미래 코어 자원들은 부정하기 힘들 정도로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거둔 성과는 모래성이었고, 1년 만에 ‘사상누각’이라는 사자성어가 딱 들어맞았다. 1년 동안 쌓아올린 성과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윤동희의 OPS 하락폭이 그나마 가장 적었다. 2024년 OPS .820에서 올해는 .819를 기록했다. 대동소이한 성적이다. 고승민은 OPS .834에서 .700으로 .134가 떨어졌다. 나승엽은 .880에서 .707로, 황성빈은 .812에서 .632로 하락했다. 손호영의 추락이 가장 급격했다. .846의 OPS가 올해는 .636이 됐다. 무려 24.8%가 떨어졌다. 이들의 평균 성적 하락폭은 16.6%에 달한다. 약 17%의 성적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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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타저 양상으로 리그 전체적으로 OPS가 떨어진 시즌. 지난해 리그 OPS는 .772였는데 올해는 .727이었다. 하락폭은 5.8%였다. 롯데도 지난해 OPS가 .782였는데 올해는 .718에 그쳤다. 8.2%가 빠졌다. ‘윤고나황손’은 리그 평균보다도 3배 가까이 성적이 더 떨어졌다. 올해 이들이 얼마나 헤매고 고전했는지를 알 수 있다.
더 이상의 실패는 없어야 한다. 아직 담금질이 더 필요한 시기다. 비시즌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롯데는 정규시즌 종료 이후 약 일주일 가량의 휴식을 취하고 지난 8일부터 사직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시작했다. 그리고 ‘윤고나황손’ 이들은 모두 마무리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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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과 롯데 모두 올해를 되돌아보면서 이들의 마무리캠프가 온전히 이뤄지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남겼다. 윤동희와 나승엽은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차출됐고 고승민은 손가락 수술을 받았고 황성빈과 손호영도 휴식과 치료로 마무리캠프에 불참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들 모두 몸에 특이사항이 없고 또 체코 일본과의 대표팀 평가전 멤버로도 차출되지 않았다. 이변이 없다면 이들 모두 다음달 2일에 출국하는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뼈저린 실패를 경험했다. 올해의 과오가 반복된다면 롯데도 희망이 없는 시즌들을 보낼 수밖에 없다. 가을야구를 하고 있어야 할 시기에 쓰라린 실패를 교훈 삼아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올해 비시즌 담금질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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