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자선 행사에서 19금 무대를 펼쳐 빈축을 샀던 가수 박재범이 사과 및 해명에 나선 가운데, 주최사인 더블유코리아 측 역시 논란이 된 무대 영상을 삭제했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는 더블유 코리아가 주최하는 제20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행사가 개최됐다. 갈라 디너와 파티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몬스타엑스, 스트레이키즈, 아이들, 아이브, 아일릿, 에스파, 엔믹스, 엔하이픈, 올데이프로젝트, ITZY, 키키 등 아이돌 멤버들 뿐 아니라. 배우 고수, 고현정, 공명, 문소리, 박은빈, 변우석, 이영애, 하정우 등 다양한 인기 셀럽들이 참석해 뜻을 함께했다.
하지만 자선 행사 현장이 공개된 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비판이 일었다. 유방함 인식 향상이라는 취지로 개최됐음에도 유방암에 대한 언급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

실제 해외를 비롯한 여타 유방암 관련 행사는 유방암에 대한 자선적 선행을 뜻하는 '핑크색 리본'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드레스 코드를 핑크로 맞추고 있다. 그 반면 이번 더블유코리아 행사에서는 핑크색은 커녕 올블랙으로 치장한 셀럽들의 모습 탓에 유방암 행사임을 알수 없다는 지적이다. 뿐만아니라 화려한 규모에 비해 20년간 누적 기부액이 11억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실망감을 자아냈다.

이런 가운데 뒤풀이 현장에서 박재범이 2015년 발매된 자신의 노래 '몸매 (MOMMAE)'를 열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일었다. '몸매'는 '19금' 판정을 받을 정도로 선정적인 가사가 특징적으로, "넌 쭉쭉 가고 빵빵 해", "니 가슴에 달려있는 자매 쌍둥이" 등과 같은 여성의 신체에 대한 노골적인 표현이 등장한다. 그런만큼 이같은 노래를 유방암 인식 향상을 취지로 하는 자선 행사 뒤풀이에서 부르는 것은 다소 적절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당초 더블유코리아 측은 공식 SNS 계정에 박재범의 '몸매' 무대 영상을 업로드 했지만, 댓글에 "유방암 환자를 조롱하는 걸로밖에 안 보인다"와 같은 불편함을 호소하는 반응이 이어지자 곧바로 영상을 삭제했다.
박재범 역시 16일 자신의 소셜 계정에 "정식 유방암 캠페인 이벤트가 끝나고 파티와 공연은 바쁜 스케줄을 빼고 좋은 취지와 좋은 마음으로 모인 형장에 있는 분들을 위한 걸로 이해해서 그냥 평소 공연처럼 했다"며 "암 환자분들 중 제 공연을 보시고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저도 부상인 상태로 좋은 마음으로 무페이로 공연을 열심히 했다"며 "그 좋은 마음 악용하지 말아주세요"와 같은 당부의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또 그는 "그리고 악용하지 말아달라고 한 건 이 좋은 마음으로 한 행동들로 이슈를 만들려고 하는 분들한테 하는 부탁"이라며 "오해 하지 말아주십시오"라고 해명했다.
다만 박재범의 입장문이 공개된 뒤에도 "박재범은 가서 공연을 한 것일 뿐"이라는 옹호 여론부터 "행사 취지를 알면서 TPO에 맞지 않는 선곡을 한 것은 문제"라는 비판 여론 등이 이어지며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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