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소란이 ‘꿈보다 더 아름다운 노래’로 이별을 고했다. 떠나는 서면호와 이태욱, 남는 고영배의 마음과 팬들을 향한 사랑을 담은 마지막 앨범으로 의미 있는 인사를 전했다.
소란(고영배, 서면호, 이태욱)은 16일 오후 2시부터 서울 마포구 창천동에 위치한 엠피엠지 사옥에서 새 EP ‘드림(DREAM)’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신곡 ‘사랑한 마음엔 죄가 없다’의 무대를 최초로 공개했다. 3인 체제의 마지막 컴백인 만큼 멤버들은 남다른 소회도 전했다.
오는 17일 오후 6시에 발매되는 소란의 새 EP ‘드림’은 결성과 함께 찬란한 활동에 대한 꿈을 꿨고, 활동을 하며 꿈을 꿨었고, 현재 시점에서 미래를 또다시 꿈꾸고 싶다는 콘셉트를 담은 앨범이다. 소란의 곡 중 최초로 외부 작곡가와 송캠프로 협업하여 진행한 곡을 타이틀로 내세웠다.

고영배는 신보 제목 ‘드림’에 대해서 “1번 트랙의 제목이 ‘꿈을 꿨어’다. 그동안 공연 때 해왔던 신나는 밴드 사운드의 곡 자체이기도 하고, 내용도 처음에 우리가 음악을 시작하면서 꿨던 꿈, 이루어졌던 꿈들, 앞으로 이뤄질 꿈 등을 담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1번 트랙의 제목에서 따와서 ‘드림’이라는 제목을 짓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태욱도 “앨범을 작업하기 위해 미리 콘셉트를 정하진 않았다. 각자 곡을 작업해서 모아서 들어보니까 청춘이 먼저 생각났고, 꿈이라는 단어가 생각나더라. 그래서 앨범 제목이 ‘드림’으로 지어진 이유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사랑한 마음엔 죄가 없다’는 그동안 소란이 선보인 적 없었던 미디엄 템포의 모던락 사운드로 이뤄진 곡이다. 인트로 아웃트로의 기타 라인과 폭발적인 가창이 매력적인 곡으로, 이별에 대해 스스로도 상대에게도 자책하기보다는 스스로를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15년차 소란의 곡 중 최초의 외부 작업 곡으로 박우상 작곡가와 송캠프를 통해 만들어졌다.
고영배는 이번 타이틀곡에 대해서 “그동안 소란이 발표했던 음악들과 조금 다른 느낌이 있는 미디엄 템포의 모던 록 사운드의 곡이다. 그동안 이별을 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을 봤을 때 그 시간이나 사람에 대해 스스로 죄책감을 갖는 모습을 많이 봐서, 그러기보다는 스스로를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은 이별 곡”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외부 작곡가 박우상과 작업한 것에 대해서 “기존에도 OST나 협업은 많이 있었는데 앨범 곡을 위해서, 타이틀곡을 하자고 작업한 것은 아니었다. 만들고 너무 마음에 쏙 들고 우리에게 있었던 곡인 듯, 새로운 곡인 듯 느낌이 딱 맞아서 타이틀곡으로 만들게 됐다. 너무 취해서 만들다 보니 노래가 너무 높아졌다. 너무 높아서 챌린지를 미리 찍는데 고음 꽤나 하시는 가수 분들도 ‘진짜 챌린지다’라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서면호는 타이틀곡 작업에 대해서 “처음 데모를 들었을 때 굉장히 딥한 저음으로 곡을 깔아줘야겠더라. 기존 소란의 느낌보다 좀 더 모던하면서도 저음이 강조된 느낌으로 해야 했다. 앞에서 치고 나게는 게 아니라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준다. 가이드에 있는 작곡가님이 의도한 반응을 살리면서 작업했다”라고 전했고, 이태욱도 “보컬의 고음이 더 잘 들리고 살았으면 해서 빗겨나가는 연주를 하려고 신경 썼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신보는 소란 3인 체제의 마지막 앨범이라는 점에서 더 관심을 모은다. 멤버 전원이 자작곡을 담아 청자들에게 따스한 마음과 함께 위로를 전한다.
소란은 앞서 지난 13일 내년 1월 콘서트를 끝으로 3인 체제를 마무리하고, 고영배 단독 체제의 원맨 밴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번 변화는 해체가 아닌 각자의 음악 활동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으로, 멤버들이 오랜 시간 논의한 끝에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고영배는 체제 변화에 대해서 “우리가 4명이었다가 3명이 되면서 그때도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리고 나서 3명이 다시 한 번 잘해보자 하고 1년 정도의 활동을 정말 열심히 했었다. 그리고 나서 올 봄에 재계약 관련 논의나 미래를 잘 생각해보자 고민하다가 지금 이 타이밍이 각자의 길을 가는 게 맞겠다고 동의해서 결정하게 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를 좋아해주시고, 음악을 들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팬 분들과 시간을 가지고 멋지게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원했고 세상에 없던 방식에 도전하고 싶어서 마지막 앨범을 함께 만들고 활동까지 하고 마무리 짓자는 결정을 하게 됐다”라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또 고영배는 원맨 밴드로서 소란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 “혼자 한다고 해서 막 바꾸거나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는 계획은 없다. 그동안 멤버들과 15년 이상 함께 해온 길을 더 잘 발전시키고 유지해서, 우리가 그동안 ‘할아버지 밴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했었는데 더 잘 지키고 싶다”라며, “멤버들도 소란을 혼자 지킬 수 있도록 허락해주고 기간을 준 거다. 더 멋져져서 나중에 꼭 같이 뭉쳐서 작업을 하자고 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고영배는 소란의 체제 변화에 대한 팬들의 반응에 대해 “당연히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쉽지 않다. 우리도 걱정도 많고 고민도 많이 했고 슬프기도 한 심경이다. 봄에 이런 결정을 하고 지금까지 지내면서, 그리고 남은 시간을 결정하면서 어떻게든 팬 분들이 덜 슬프게 하고 싶었다”라며, “생각해서 나온 방법이 이거인 만큼 우리끼리 더 ‘으쌰으쌰’하고 행복한 모습,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 보여드린다면 팬 분들도 덜 슬프게 인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행복한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고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이태욱도 “정말 고민을 많이, 오래하고 내리게 된 결정이다. 내 마음이 아쉽고 속상한 것보다 팬 분들의 마음이 너무 걱정되고 그런 마음을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앨범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콘서트로 위로를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더 앞섰다. 그거에 집중해서 지금까지 달려왔고, 1월 콘서트까지 열심히 좋은 모습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저희 멤버 셋 모두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소란 많이 응원해주시고, 각자 활동도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서면호도 “남은 기간 일정이 여러 가지 있는데 그 기간 동안 팬 분들과 멋지고 좋은 추억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저희들과 함께 더 좋은 시간 만들어 가면서 마지막에 있을 공연을 대미로 장식하면서 멋진 마무리이자 멋진 출발을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소란은 지난 10여 년간 ‘가을목이’’, ‘리코타 치즈 샐러드’, ‘Perfect Day’, ‘너를 공부해’ 등으로 대중적 사랑을 받으며, 청량하고 감각적인 밴드 사운드를 선보여왔다. ‘페스티벌의 황제’라는 수식어답게 공연 현장에서 관객과의 교감으로 독보적 존재감을 입증해 왔으며, 각 멤버는 방송, 세션,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활발히 활동해 왔다.
이번 체제 전환은 소란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과정이기도 하다. 신보 '드림' 발매 소식을 알림과 동시에 이러한 밴드 체제 변화를 알리는 데에는 팬들과의 추억을 남기며 전례 없는 아름다운 인사의 시간을 갖기 위한 이유도 있다. 고영배 1인 체제로 전환되는데 필요한 과도기를 나머지 멤버들이 함께 해줌으로써 가장 이상적인 작별의 시간들을 쌓아갈 예정이다. /se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