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상대 납치, 인신매매 조직원을 직접 만났다.
16일 밤 특별편성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약칭 그알)' 특별편 '캄보디아 범죄도시 88일의 추적'에서는 캄보디아의 곳곳을 누비며 최근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는 한국인 상대 범죄들이 다뤄졌다.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속아 캄보디아 외딴 곳에서 감옥처럼 구성된 '웬치' 단지에 갇혀 납치, 인신매매, 폭행, 사기 등 각종 범죄에 노출돼 있었다. 가까스로 탈출했던 피해자 서호중(가명) 씨는 "한국인이 한국인을 꼬여서 팔아먹는다. 그게 너무 소름끼치고 치가 떨렸다"라고 성토했다.

이에 '그알' 제작진은 서호중 씨와 인근 '웬치' 단지에 갇혀 있던 또 다른 피해자 박종호(가명) 씨를 통해 이들을 캄보디아로 불러냈던 범죄 조직원 '꼬미'와 연락했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텔레그램으로만 소통하던 이들은 또 다른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나미'라는 아이디를 소개했다.

'나미'와 '그알' 제작진의 만남까지 가까스로 성사된 상황. '나미'로 추정되는 남성은 제작진을 만나고도 숨거나 피하기는 커녕 담담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저는 솔직히 연결받아서 대신 왔다"라고 둘러대며 "텔레그램도 제가 한 게 아니라 공유받았다. 청바지에 셔츠, 등산화에 등산복 전형적인 경찰 복장이라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오라고 하더라"라고 핑계를 댔다. 그러나 실상 제작진은 접선에 앞서 통화한 조직원의 목소리와 유독 흡사한 음성에 주목했다.
"방송은 상관 없다"라고 말한 '나미'는 "고문, 납치 저도 솔직히 싫다. 그런데 자초한 거라 생각한다. 냉정하게 말하면 안 가면 그만이다. 스스로 자기 발로 온 거고 누구 탓하나. 안 왔으면 그만인데 돈 벌려고 불법을 하러 온 거 아니냐"라고 뻔뻔하게 말했다.
심지어 그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냐는 제작진의 지적에도 "제게 온 일거리를 거부하진 않는다"라며 오히려 웃으며 '브이'까지 한 채 인터뷰를 마치고 떠났다. 이에 사람을 사고 파는 게 만연해진 범죄도시의 살벌한 풍경이 충격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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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