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맞이한 '맨유 출신' 유망주, 무서웠던 텐 하흐 회상..."단 두 마디로 문전박대"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10.17 15: 14

에릭 텐 하흐(54) 감독의 두 마디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망주였던 네이선 비숍(26, 윔블던)에게 잊지 못할 상처로 남았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17일(한국시간) "전 맨유 골키퍼 네이선 비숍이 텐 하흐 감독에게 계약 연장을 두고 찾아갔다가 냉정한 답변만 듣고 문전박대를 당했다"라고 보도했다.
비숍은 사우스엔드 유나이티드 출신으로, 2020년 20세의 나이에 맨유에 입단했다. 하지만 1군 출전은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한 채 임대와 방출을 반복했다. 그는 현재 AFC 윔블던에서 뛰고 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비숍은 '비욘드 더 박스' 팟캐스트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계속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했다. '감독님께 가서 새 계약 이야기를 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떠나야 하나' 수백 번을 고민했다. 사실 제 입장에선 문을 두드릴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했디. '넌 주전도 아니고, 훈련 골키퍼일 뿐이야. 입 닫고 계약서나 쓰고 꺼져'라는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라며 최악의 상황까지 홀로 상상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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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결국 결심을 굳히고 텐 하흐 감독실 문을 두드렸다. 비숍은 "감독님 문은 정말 컸다. 두드리니까 직접 나오시더군. 그런데 딱 한 마디만 하셨다. '오늘은 안 된다(Not today).' 그리고 문을 닫았다. 전 그냥 멍하니 문 앞에 서 있었다. '이제 어쩌지?' 싶은 기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비숍은 텐 하흐 부임 첫해였던 2022년에 맨유와 1년 연장 계약을 맺었지만, 두 달 뒤 선덜랜드로 이적했다. 맨유 시절에도, 선덜랜드에서도 1군 기회는 거의 없었다. 맨스필드타운, 와이컴, 케임브리지 등으로 임대를 전전했다.
현재 그는 AFC 윔블던에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리그1(3부 리그) 14경기 중 12경기에 출전해 3경기 무실점, 팀은 리그 5위로 선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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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숍은 "그때는 너무 어려서, 감독의 문 앞에 서는 것조차 두려웠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한 마디 덕분에 더 강해졌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한편 데일리 메일은 "비숍의 고백은 텐 하흐의 냉철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젊은 선수들의 그림자를 드러낸다"라고 전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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