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가 끝내 ‘잔류’를 선택했다. 최근 불거진 1월 이적설에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독일 매체 ‘바바리안 풋볼’은 18일(한국시간) “김민재는 일부 보도와 달리 뮌헨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구단 내부에서도 그의 태도와 헌신을 높이 평가한다. 최근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스스로 주전 경쟁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며 “따라서 1월 이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이 보도는 독일 ‘스포르트 빌트’의 후속 보도이기도 했다.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적보다는 ‘회복과 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훈련장에서도 그의 표정은 차분하다. 불만이나 불안보다는 다시 기회를 잡겠다는 결의가 묻어 있다.


지난 시즌 김민재는 뮌헨 수비의 핵심이었다. 리그 초반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괴물 수비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시즌 막판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아킬레스건 염증, 종아리 근육, 발목, 어깨 부상까지 연달아 덮쳤다. 12경기 이상 결장하면서 체력은 떨어지고, 실수가 잦아졌다. 주전 자리도 흔들렸다.
올여름엔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레버쿠젠의 베테랑 수비수 조나탄 타가 합류하면서 뮌헨 수비진 내 역학 구도가 크게 바뀌었다. 타는 합류 직후 주장단에 이름을 올리며 단숨에 신뢰를 얻었다. 여기에 김민재의 파트너였던 우파메카노도 안정감을 되찾으며 재계약 논의가 시작됐다.

결국 김민재는 시즌 초반 ‘3순위 센터백’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이에 독일 ‘90MIN’은 “김민재가 내부적으로 매각 리스트에 올랐다. 제안은 없었지만, 여전히 이적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지의 실제 공기는 다르다. 구단도, 선수도 ‘이별’을 원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복귀설은 덤이었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유벤투스가 부상 중인 브레메르의 대체자로 김민재 임대를 검토하고 있다. AC밀란 또한 수비 보강 후보로 거론했다”라면서 “하지만 김민재의 연봉 900만 유로(약 150억 원)는 이탈리아 클럽들에겐 감당 불가 수준이다. 수비수에게 이 금액을 지불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명확했다. 잔류. 그리고 경쟁. 뮌헨의 수비진은 현재 부상으로 초토화됐다. 알폰소 데이비스, 이토 히로키, 요십 스타니시치 등 주전급 수비수들이 줄줄이 이탈했다. 리그, 컵대회,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 하는 팀 상황상 김민재 같은 ‘즉시 전력감’을 놓칠 수 없다.

뮌헨 내부 관계자 역시 “김민재는 다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그의 훈련 태도에 만족하고 있다. 조만간 로테이션 이상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 현지에서도 “김민재의 1월 이적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김민재 역시 마음을 굳혔다. 이탈리아 복귀설, 매각설 등 여러 루머가 돌았지만, 그는 묵묵히 훈련에 집중했다. 대표팀 복귀 후에도 경기 감각을 되찾으며 ‘김민재다운 수비’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훈련장 내에서 젊은 수비수들을 챙기며 팀 분위기를 다잡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제 김민재는 다시 자신에게 익숙한 싸움을 준비한다. 경쟁과 부상, 그리고 의심을 뚫고 올라가는 싸움. 그는 토트넘 시절 손흥민처럼, 나폴리 시절 자신처럼 ‘증명하는 길’을 알고 있다. 한때 불안했던 뮌헨의 수비 중심은 다시 김민재의 어깨 위로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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