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허남준이 김다미, 신예은의 성향을 언급했다.
허남준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극본 양희승 김보람, 연출 김상호, 제작 SLL)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백번의 추억’은 1980년대 100번 버스 안내양 고영례(김다미)와 서종희(신예은)의 빛나는 우정, 두 친구의 운명적 남자 한재필(허남준)을 둘러싼 애틋한 첫사랑을 그린 뉴트로 청춘 멜로다. 막 영글기 시작한 세 사람의 찬란하고도 시린 청춘 시대를 통해 웃음과 재미, 공감과 감동을 선사하고, 남루하더라도 잊을 수 없이 반짝였던 저마다의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소환한 ‘백번의 추억’은 최고 시청률 8.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나타내며 지난 19일 방송된 12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허남준은 영례와 종희의 운명적 첫사랑 한재필 역으로 분했다. 극 중 부유한 집안 아들이지만 내면의 상처를 지닌 입체적인 인물 한재필 역으로 시청자들과 만난 허남준은 깊은 눈빛과 중저음의 목소리로 첫사랑의 애틋함과 설렘을 극대화하며 드라마의 로맨스 서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또한 극이 진행될수록 한층 깊어진 연기로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면서 시청률 고공행진에 큰 힘을 보탰다.

허남준은 자신이 연기한 한재필에 대해 “순수함이 가장 중점이었다. 그리고 성숙해지는 과정인데, 어릴 때 생각했던 어른의 성숙함과 경험, 노련함이 아닌 이제 조금 성숙해져가고 있는 과정 속의 한재필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그리고 크게 봤을 때는 초반부 어린 시절의 한재필이 가진 한을 잘 표현한 것 같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오히려 ‘아기가 아이다울 수 없다’는 느낌으로 하고자 했고 이후 소울 메이트 같은 사람을 만나면서 ‘나도 사랑 받을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무의식적으로 느끼면서 인간적으로 드러내고 편해지는 모습을 후반부에 표현하고자 했다. 엄청 만족스럽다까지는 아니지만 고민한 만큼의 표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허남준이 온전히 한재필로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질 수 있었던 부분에는 김다미, 신예은과의 호흡도 있었다. 허남준은 ‘극내향인’ 여배우들과 호흡에 대해 “제가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엄청나게 큰 것을 물어봤다기보다는 지금 어땠는지 등을 물어봤다. 그러면서 느낀 건 너무 편안하다는 거였다. 대화를 하다 보면 사람마다 다르니까 샤이하거나 쎄거나 할 수도 있는데 두 사람은 모두 내가 말도 안되는 농담을 해도 잘 받아줘서 편안했다. 그때 다들 좋은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너무 따뜻했기에 의지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극내향형 김다미, 내향형 신예은 사이의 허남준은 자신의 신남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대본에 집중하고 있으면 같이 집중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가서 장난도 치고 그랬다. 확실한 건 두 사람 모두 ‘I’가 맞다. 신예은은 ‘극 I’가 아니라고 하는데 ‘I’는 맞는 거 같다. 그래도 농담을 하면 잘 받아주고 말도 안되는 개그를 해도 잘 받아줘서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두 여배우와 함께한 허남준은 “배우가 자신의 연기를 보면서 만족하기란 쉽지 않은데, 촬영을 이어가던 중 어느 순간 긴장이 약간 풀리면서 정서를 잘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대사를 할 때라고 딱 말할 수는 없지만 연기를 하는데 내가 지금 어떤 정서로 이 사람을 대하고 있고, 상대가 잘 보일 때가 있었다. 정서 교류가 잘된다는 느낌과 함께 만족감이 들었다. 로맨스 연기는 그 교류가 중요하기에 정서를 주고 받는다는 느낌이 들 때 재밌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연기를 할 때마다 큰 도전은 아니지만 작은 도전들을 하고 그 안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편이다. 이렇게 작은 도전들이 모이면 다른 작품, 캐릭터를 할 때 도움이 되더라. 그런 부분에 재미를 느끼고 있어서 앞으로도 작품을 할 때 그 안에서 나만의 작은 도전들을 해보고 이뤄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