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전지현', '더 글로리' 박연진 거쳐…대체불가 신예은의 오늘 [인터뷰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5.10.20 11: 22

‘웹드여신’, ‘10대들의 전지현’. 풋풋하고 청량했던 시절의 신예은을 설명하던 수식어들이다. 하지만 이제 신예은을 한 가지 이미지로 규정하기란 불가능하다. JTBC ‘백번의 추억’의 ‘서종희’를 통해 1980년대의 아련한 청춘을 완벽하게 소환해내며이제 자신만의 색깔로 당당히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리는 대체 불가한 배우로 성장했다.
최고 시청률 8.1%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백번의 추억’은 배우 신예은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시킨 무대였다. 1년간 ‘서종희’로 살았던 시간을 그는 “너무 따뜻했고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회상했다. “안 끝났으면 좋겠을 만큼 행복한 시간이 많았다”는 종영 소감에서는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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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피오엔터테인먼트 제공

▲ ‘서종희’로 살아낸 1년, “고양이가 식빵 굽는 향기”
신예은에게 ‘백번의 추억’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신예은은 “나는 순간을 향기로 기억하는 편인데, ‘백번의 추억’은 따뜻하게 기억에 남아있다”며 “따뜻하면서도 무향인데 햇살에 차분해지는, 이른바 고양이가 식빵 굽고 있을 듯한 향기가 있다”는 시적인 표현으로 현장의 온도를 전했다.
버스 안내양부터 재벌가의 수양딸, 그리고 미스코리아 출전까지. 서종희의 파란만장한 삶을 연기하며 신예은은 겪어보지 못한 시대를 온몸으로 흡수했다. 특히 미스코리아 출전 장면을 위해 안무 연습과 워킹 레슨까지 받으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신예은은 “서종희는 그 시대에 없을 것 같은 독보적인 에너지와 아우라를 뿜었으면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며 “그 시대를 담으면서도 현대의 세련됨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1989년 실제 미스코리아 대회의 진(眞)이 오현경, 선(善)이 고현정이었던 것을 언급하자, 그는 “서종희가 진이고, 고영례(김다미)가 선이다”라며 재치있게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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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몰입의 배경에는 동료 배우들과의 깊은 교감이 있었다. 특히 고영례 역의 김다미에 대해 “연기할 때 김다미의 눈을 바라보면 진짜 고영례 같았다. 그러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서종희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둘만 아는 서로의 끈끈한 텐션이 있었다. 잔잔하고 깊게 가까워졌다”고 완벽했던 ‘워맨스’ 호흡의 비결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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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연진’이라는 꼬리표? “부담 아닌 용기”
신예은의 연기 인생에서 ‘더 글로리’의 어린 박연진을 빼놓을 수 없다. 소름 돋는 악역 연기로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킨 이 작품이 부담으로 다가올 법도 하지만,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부담이나 초조함은 없다. 저를 많은 분들께서 좋은 배우로 칭찬 많이 해주셨고, 제가 한걸음 나아갈 수 있게끔 만들어준 작품이다. ‘연진이’로부터 용기를 얻어서 앞으로 다른 캐릭터를 펼칠 수 있기에 부담이나 꼬리표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신예은의 말처럼 그는 박연진이라는 강렬한 잔상을 또 다른 캐릭터로 능숙하게 지워냈다. 신예은은 ‘백번의 추억’ 속 서종희의 안쓰러운 삶에 깊이 공감하며 “대사를 내뱉기만 해도 눈물이 나고 마음이 쓰일 만큼 서종희라는 아이의 삶이 안쓰러웠다”고 털어놨다. 강렬한 악역에서 애처로운 청춘의 얼굴로 완벽하게 변신한 모습을 보며 신예은이 얼마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인지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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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능 금지령? “진짜 내향인, 하지만 즐기는 축제”
배우 신예은의 또 다른 매력은 예측 불가능한 ‘반전미’에 있다. 작품 속 진중한 모습과 달리, 예능에서는 통통 튀는 모습으로 ‘예능 출연 금지령’ 루머가 돌기도 했다. 그는 “금지령은 없다. 좋은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며 웃었다.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보여준 ‘전광판 애교 배틀’은 그의 유쾌한 매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하지만 신예은은 “저는 진짜 내향인이다. 일 말고는 집에만 있는 편”이라고 의외의 모습을 고백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즐기는 축제여서 나왔던 것 같다. 예능은 예능대로,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제 모습이 나온다”는 그의 말은, 매 순간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는 그의 프로페셔널한 태도와 인간적인 매력을 동시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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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의 추억’을 통해 신예은은 “우정이라는 걸 많이 알게 됐다”며 “김다미에게 받은 좋은 에너지가 있었던 것처럼, 나 역시 그런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풋풋했던 ‘웹드여신’은 이제 동료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성숙한 배우로 성장했다.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세계를 더욱 단단하게 구축해나갈지, 배우 신예은의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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