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안토니(25)는 사라졌다. 안토니가 레알 베티스에서 완벽 부활 중이다.
'원풋볼'은 19일(한국시간) "안토니는 이제 베티스에서 맨유 시절 기록한 통산 공격 포인트를 넘어섰다.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뛴 경기의 3분의1만 소화하고 만들어낸 결과다. 그는 인생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베티스는 같은 날 스페인 비야레알의 에스타디오 데 라 세라미카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라리가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비야레알과 2-2로 비겼다.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안토니였다. 이날 베티스는 전반 44분 타존 뷰캐넌, 후반 19분 알베르토 모레이로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끌려갔다. 하지만 안토니가 팀을 패배에서 건져냈다. 그는 후반 21분 멋진 논스톱 감아차기로 만회골을 넣었고, 후반 추가시간 다시 한번 왼발로 골망을 가르며 극장 동점골을 터트렸다.
그 덕분에 베티스는 무승부를 거두며 최근 공식전 7경기 무패 행진을 달렸다. 또한 4승 4무 1패로 승점 16을 만들며 라리가 5위에 자리했다. 비야레알은 5승 2무 2패, 승점 17로 3위에 올랐다.


베티스에서 새로운 선수로 거듭난 안토니다. 아약스에서 두각을 드러낸 그는 2022년 여름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는 무려 옵션 포함 1억 유로(약 1660억 원)에 달했다. 아약스 시절 함께했던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안토니 영입을 강력 요청한 결과였다.
하지만 안토니는 맨유에서 먹튀로 전락하고 말았다. 입지를 잃은 그는 지난 시즌 베티스 임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안토니는 26경기 9골 5도움을 올리며 베티스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리고 연봉까지 대폭 깎으며 지난여름 베티스로 완전 이적했다.
베티스 이적이 확정된 뒤 "난 이게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이라고 확신한다"라며 환하게 웃었던 안토니. 그는 이번 시즌에도 6경기에서 3골 1도움을 올리며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어느덧 베티스 통산 성적은 32경기 12골 6도움으로 맨유에서 96경기 동안 기록했던 12골 5도움을 넘어섰다.
스페인에서 행복을 되찾은 안토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을 비롯해 여러 팀의 제안을 받았지만, 어려울 때 자신을 믿어준 베티스만을 바라봤다. 앞서 맨유에선 행복도 축구에 대한 열정도 잃었다고 밝혔던 안토니는 "베티스에선 처음 왔을 때부터 정말 행복했다. 계속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첫날부터 집에 있는 기분이었다"라며 팀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안토니는 비야레알을 상대로 극장 동점골을 뽑아낸 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칼마' 세리머니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그는 마치 비야레알 팬들 앞에서 '내가 여기에 왔다'라는 듯한 손짓을 선보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맨유에서 '폭탄 5인조'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안토니의 대반전이다.
영국 '더 선'은 "맨유에서 사기꾼 취급을 받았던 안토니는 놀라운 멀티골 이후 호날두의 세리머니를 따라 했다. 한때 조롱받던 그는 놀라운 활약으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세상에 정확히 보여줬다. 불과 몇 달 전 올드 트래포드에서 '폭탄 부대'와 함께 훈련받던 안토니가 자신을 의심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축구계 전체에 보내는 메시지처럼 보였다"라고 전했다.
이를 본 한 팬은 소셜 미디어에 "그들은 안토니를 사기꾼이라고 불렀다. 그는 방금 호날두를 떠올리게 하며 경기를 구했다. 리스펙트"라고 적었고, 다른 팬은 "폭탄조에서 '볼러'가 됐다. 안토니의 반전"이라고 감탄했다. 또 다른 팬도 "94분에 골을 넣고 호날두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건방지지만, 그럴 자격이 있다. 비현실적인 장면들"이라고 박수를 보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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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베티스, 원풋볼, ESPN, 맨유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