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이규형이 영화 '보스'에서 호흡한 조우진, 박지환, 정경호, 이성민 등 선배 연기자들과의 호흡을 밝혔다.
이규형은 2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보스'(감독 라희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보스'는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개봉 이후 추석 연휴 가운데 박스오피스 1위를 사수한 데 이어, 지난 19일 누적관객수 225만 8190명을 달성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규형은 극 중 홍태규 역을 맡았다. 홍태규는 경찰임에도 '식구파'에 10년 넘게 잠입한 언더커버다. 이 과정에서 이규형은 캐릭터를 재치있게 표현하며 극 후반부 웃음을 담당한다.
그로 인한 부담감도 있었다. 이규형은 "대본 처음 볼 때부터 난감했다. 너무 부담됐다. 그런데 현장에 계신 되게 많은 선배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코미디가 혼자 한다고 되는 게 아닌데 현장에 있던 지환이 형과 오달수 선배님의 리액션, 한 마디 한 마디 애드리브 덕분에 그 씬이 살지 않았나 생각한다. 제가 엉뚱한 짓을 할 때 왜 가운데에 저걸 돌리고 있냐하는 애드리브들이 제가 혼자 했으면 너무 민망하고 그렇게까지 재미있게 보시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지환이 형도 '저 미친놈 뭐하는 거야'라고 원래 대본에 없던 애드리브로 저 혼자 채우지 못할 부분들을 현장에서의 앙상블로 맞아떨어지게 해주셨다. 혼자 했으면 중간에 울면서 뛰쳐나갔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몸개그'에 대해서도 그는 "부담이 있었다. 아무리 제가 '약 연기'를 한 전적이 있다고 하지만, 그래서 처음에는 너무 수위를 과하지 않게 잡았다가 감독님께서 여기서는 '극'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주셔서 감독님 믿고 '에라 모르겠다', 또 선배님들 믿고 '빨리 우진이 형과 경호가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믿고 미친 척하고 했던 것 같다"라며 "그 씬 찍기 전부터 지환이 형하고 많은 이야기를 아이디어로 주고받았다. 워낙 지환이 형도 코미디에 강한 배우이다 보니, 또 전작 '핸썸가이즈'에서도 호흡을 맞췄고 영이랑은 '나의 독재자'부터 처음 알게 돼서 형도 아이디어를 주고 그 아이디어를 같이 디벨롭 시켜가면서 만든 것 같다. 그래서 그나마 마음에 짐이 조금 지환이 형 덕분에 가벼워졌다"라고 했다.

이규형은 또한 동강표 역의 정경호에 대해 "경호와는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같이 했다. 동갑내기 친구이기도 하고. 경호가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인 줄 알고 있었다. 원체 유쾌하고. 작품에서 드러난 적은 없었어도 저희끼리 시간을 보낼 때도 너무 재미있는 친구다. 피아노에서 탱고로 설정이 바뀌었다고 했을 때도 얼마나 재미있게 할지 기대됐다. 또 멋지고 잘생기지 않았나. 탱고 출 때 엣지 있다고 할까, 그런 모습도 멋지게 표현된 것 같다. 그런 인물들이 만나서 그래서 작품을 사람들이 재미있게 봐주신 게 아닐까 싶다"라며 웃었다.
이어 "박지환 형은 어제도 저 집까지 태워줬다. 되게 스윗한 사람이다. 되게 감성적이고. 많은 분들이 처음 봤을 땐 그런 걸 모르지 않나. 형도 자기가 구축한 관객들이 기억하는 이미지가 있고. 그런데 지환이 형은 '쏘스윗'하고 주변을 섬세하게 잘 챙겨준다. 어제도 제가 얹혔다고 하니 손을 따주는 것 빼고 다 해줬다. 무대인사 도는 내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규형은 나순태 역으로 중심을 잡은 조우진에 대해 "우진이 형은 리더십이 너무 좋아서 촬영부터 무대인사를 저희가 추석 내내 돌았는데 계속 멤버들 치얼업해주고, 맛있는 거 사주고, 끝나면 멤버 개개인에게 응원하는 연락도 돌려주고. 촬영때부터 후반 일정까지도 섬세하게 모두를 끌고 나가고 있다"라고 감탄했다.
이어 "심지어 어제 무대인사 때는 이성민 선배님도 오셨다. 성민 선배님도 참 저희 영화에 특별출연해주시면서 진짜 큰 힘을 실어주셨다. 어제 저 보자마자 '규형이 네가 '핸썸가이즈'에서 지환이를 보더니 뭔가 '보스'에서 분발해야겠다 싶어서 이를 갈았구나, 너무 잘 봤다'고 좋은 말씀도 해주셨다. 특별출연을 해주셨는데도 저희 무대인사까지도 동행을 해주시고. 우진이 형이 '보안관' 때 성민 선배님의 그런 모습이 귀감이 되고 많이 배웠다고 하더라. 저 또한 선배님을 보고 많이 배우는 것 같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나, 끝까지 작품을 책임지려고 하는 애티튜드가 너무 멋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사진] 에이스팩토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