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이규형 "'해롱이' 숙제 같았는데...신원호 감독 '과하지 않았다' 응원" [인터뷰③]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5.10.20 15: 35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이규형이 영화 '보스'에서 큰 사랑을 받은 전작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해롱이' 역할을 참고한 바를 밝혔다. 
이규형은 2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보스'(감독 라희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보스'는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개봉 이후 추석 연휴 가운데 박스오피스 1위를 사수한 데 이어, 지난 19일 누적관객수 225만 8190명을 달성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규형은 극 중 '식구파'에 잠입한 언더커버 경찰 홍경태 역으로 활약했다. 홍경태는 특히 극 후반, 마약범죄 소탕 과정에 일조하며 큰 웃음을 선사한다. 이 과정에서 이규형은 과거 큰 사랑을 받은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속 '해롱이' 한양 역을 연상하게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 이규형은 "그게 몇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아는 분들께서는 그 모습을 많이 사랑해주셨고 아직도 그 기억을 하고 게신다. 저는 그 색채를 지우고 싶기도 한데 감독님은 그걸 감안하고 글을 썼다고 하시더라"라며 놀라워 했다. 이어 "나름의 절충안을 제가 갖고 나온 게 그 정도의 선이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현장에서 '더, 더!' 하시다 보니 '이거 괜찮을까요?' 했는데 감독님을 믿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 보다 보면 우진이 형도 잠깐이지마 '여 썰고, 여 썰고' 하는 대사처럼 '내부자들' 대사를 스치듯 지나가는 게 있었다. 그래서 지환이 형은 '넘버3' 송강호 선배님 오마주가 살짝 드러나기도 했다"라며 웃었다. 
이어 "이 장르, 이 작품에서는 허용가능한 수준이겠다고 생각해서 납득하고 '감빵생활'에서 즐겨한 대사도 살짝 지나가듯 나오기도 했다. 상황과 맞아떨어지길래 맞아도 아픈 줄 모르더라. 그래서 한 마디 하면서 점점 감독님 말에 넘어갔다. 하다보니까 점점 그런 면모들이 조금 더 드러났던 것 같다"라며 "처음 생각한 절충안은 조금 덜 약에 취하고 조금 더 진지했다. 그러면서 계속 경찰의 본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이성의 끈을 놓치 않으려고 했던 게 강했다. 아마 그렇게 했으면 재미는 조금 덜하지 않았을까 싶더라"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 순차적으로 보면 '보스'는 찍은 지가 조금 된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달아 코미디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한 장르가 끝나면 다른 장르를 해보고 싶어하긴 한다"라며 "좀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려고 노력한다. 아무리 인물이 달라도 장르가 같으면 사람이 가진 외형적 한계나 보이스톤이나, 연달아서 하면 보는 사람에게 기시감이 들거나 이럴 수 있을 것 같아서 같은 장르는 텀을 두고 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이규형에게 '해롱이'는 어떤 존재일까. 이규형은 "벗어나고 싶은 숙제까진 아니지만 대표적으로 배우를 보면 어떤 캐릭터가 생각날 정도로 사랑받은 건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배우 입장에서 숙제가 되기도 한다. 그 뒤로도 제가 여러 작품을 하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께서는 저를 그 캐릭터로 기억해주신다. 감사하면서도 스스로에게 조금 더 분발을 하고 싶다. 저 스스로에게 더 매력있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배우로서 다른 배우 분들도 다 그러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그래서 더 본능적으로 '보스'를 진지하게 잡은 것 같다. 하지만 사실 현장에서의 캡틴은 감독님이시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장르적으로 허용된다는 사실엔 납득이 됐고"라며 "VIP 시사회 때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연출한 신원호 감독님이 보러오셨다. 너무 잘 봤다고 전화를 해주셨다. 진심으로 너무 재미있게 봐주셨다고. 제게 나름의 고민도 있었다고 하니 그런 거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응원의 말을 해주셨다. 과하지 않았다고. 결국에는 현장에서의 선택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자신감도 얻게 됐다. 결과적으로도 라희찬 감독님의 생각이 맞았고, 내 우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분발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④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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