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에 이어) 영화 '보스'를 통해 호평받은 배우 이규형이 공연 무대에 대한 열정도 강조했다.
이규형은 2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보스'(감독 라희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보스'는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개봉 이후 추석 연휴 가운데 박스오피스 1위를 사수한 데 이어, 지난 19일 누적관객수 225만 8190명을 달성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호평받은 영화 '핸썸가이즈' 이어 코미디에 도전한 이규형은 '보스'에서도 슬랩스틱에 가까운 몸개그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러한 코미디의 비결에 대해 이규형은 "코미디는 호흡의 싸움이라는 공부가 됐다. 무대에서 라이브로 관객들을 만날 때 특히, 생각치 못하게 의도치 않은 것들도 코미디 호흡으로 쓰일 수 있다는 걸 배웠다"라며 연극, 뮤지컬 등 공연 무대에서의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공연을 해면서 제가 배운 것들이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결국 사람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진 않더라. 제가 부족한 지점들은 편집 과정에서 저를 도와주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제가 보지 못하는 지점들은 감독님이 구상하고 계시니까. 그런 지점을 염두에 두고 '핸썸가이즈'의 남동협 감독님도 자기 만의 철학과 자기 만의 코미디 호흡이 있기 때문에 거기서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고 이번에도 그런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규형의 차기작도 뮤지컬이다. 그는 "12월에 오픈하는 '한복 입은 남자'에서 동명 소설을 원작삼아 장영실과 세종의 관계를 현대에서 파헤치는 다큐멘터리 PD다. 거기서 1인 2역을 맡아서 PD와 세종 역할을 한다. 창작 초연이라 대본이 매일 바뀌고 노래도 계속 수정되고 저는 이런 작업을 좋아한다. 만들어갈 때 배우 의견이 많이 반영되다 보니 그렇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또 비슷한 시기에 뮤지컬 '팬레터'도 올라간다. 그건 이번이 10주년이다 초연부터 같이 한 작품이다. 요즘 보면 '어쩌다 해피엔딩'처럼 한국 창작 뮤지컬이 브로드웨이에 가고 토니어워즈에서 수상도 하고 OTT에서는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같이 한국 문화가 사랑받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라며 눈을 빛냈다.

이규형은 "영화에서도 넷플 1위, 토니 어워즈 수상하고 '팬레터'도 영국 쇼케이스로 가고.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인데 같은 예술문화계 종사하는 입장으로서 실감이 될 듯 안 될 듯 하다"라며 "최대한 스케줄 조정해서 소화 가능할 때만 공연을 하려고 하고 있다. 무대는 제 베이스라고 생각하고 있다. 단 한 해라도 한 작품이라도 꼭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대의 매력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매력과 카타르시스가 있기 때문에 그것도 중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상의 도파민은 없는 것 같다. 저라는 사람에게"라고 힘주어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요즘은 너무나도 무섭게 AI가 이 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실제로 할리우드에서는 파업도 하고 있다. 그런데 무대에서의 라이브로 라이브 반주에 앞열에 앉은 관객 분들과 배우들의 튀기는 침까지 맞아가면서 4D로 감상하는데 대체할 수 었다. 같은 연기가 매일 다르다. 보러와준 관객이 다르고 나와 상대 배우의 기본적인 감정이 다르고, 매일 같은 연기를 한다해도 매일이 다르고, 그래서 한 작품을 여러번 보는 관객들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외국인 관객들도 한국 뮤지컬과 연극을 찾아준다. 참 감사하고, 감회가 새로움을 느낀다. 저도 작년에 유럽 갔을 때 미친듯이 뮤지컬을 보고 왔다. 그런 것처럼 한국의 뮤지컬도 외국 관광객들이 왔을 때 한국 가면 한 편 봐야지, 뉴욕 가면 누구나 브로드웨이 가서 보고 오듯이, 영국 가면 소호 가서 누구나 보는 게 당연하듯이 한국 문화의 노래가 강한 걸 전세계가 알았으니 라이브 공연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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