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제대로 탄 뮤지컬이 있다. 황정민, 정성화, 정상훈 3인 3색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한 '미세스 다웃파이어'가 주인공이다.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다니엘과 다웃파이어 1인 2역을 맡은 황정민, 정성화, 정상훈을 비롯해 박혜나, 린아, 이지훈, 하은섬, 임기홍, 이경욱, 지혜근, 설가은, 김세인, 김채윤과 앙상블이 하이라이트 무대 시연에 나섰다.
이 작품은 이혼 후 자녀들과 떨어져 지내게 된 아빠 다니엘이 유모 다웃파이어로 변장해 가족 곁으로 다시 다가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로빈 윌리엄스가 활약했던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화 한 작품으로 2022년 국내 초연 당시 전 회차 기립박수를 이끌었다.

이번 시즌 역시 마찬가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기 좋은 작품인 까닭에 공연 내내 객석에선 웃음소리와 뜨거운 박수가 끊이지 않는다. 무대가 끝난 후에는 감동의 눈시울을 붉힌 관객들이 넘쳐난다. 황정민, 정성화, 정상훈은 트리플 캐스팅 돼 작품의 단단한 축으로 관객들의 175분을 책임진다.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황정민은 "루프머신 기계로 직접 라이브 음악을 만들면서 관객 호응을 유도해야 하는데 잠깐 실수하면 다 틀리니까 살얼음판 같다. 탭댄스, 랩, 댄스까지 뮤지컬의 종합적인 요소가 다 들어가 있는데 잘 해내야 하니까 어렵더라. 정성화, 정상훈이 옆에서 하는 것 보며 많이 묻고 배웠다. 동생들에게 고맙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에 정성화는 "다니엘이 너무 많은 걸 해야 한다. 연기, 노래, 춤, 루프머신까지 다뤄야 한다. 성실하지 못한 배우는 이 역할을 할 수 없다. 황정민은 성실함의 대명사다.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는지. 2~3시간 먼저 와서 연습을 하고 있더라. 천만 배우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구나 싶더라. 정말 좋은 배우들은 순수함과 성실성에서 나온다는 걸 알았다"고 찬사를 보냈다.
황정민은 "저는 공연을 해 온 사람인데 영화로 익숙하시니까 흥미로워 하는 분들이 계시더라. 제가 무대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땀 뻘뻘 흘리는 걸 보시며 영화배우라는 걸 싹 잊고 극에 걸맞은 뮤지컬 배우로서 저를 바라봐 주시더라. 커튼콜 때 관객들이 박수를 많이 쳐주신다. 그 맛에 매회 에너지를 받고 공연하고 있다. 즐거움이 크다"며 미소 지었다.

2022년 초연 당시 양준모, 임창정과 함께 관객들을 만났던 정성화는 셋 중 유일한 경력직이다. 다시 한번 합류하게 된 그는 "초연 때엔 코미디와 유머에 집중해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번엔 다니엘이 무엇 때문에 오죽하면 할머니 역할을 하고 분장을 하고 자기 집에 들어갔을까 인과 관계에 집중했다. 혼자 힘들었는데 황정민이 슬쩍슬쩍 보여주는 걸 보면서 저거였구나 배웠다. 내 표현이 잘못됐구나 수정이 많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신에서도 좀 더 아빠다운 모습, 다웃파이어다운 모습을 황정민 형님을 보며 배웠다. 정상훈까지 셋이서 시너지 효과를 많이 얻었다. 이 작품은 코미디와 유머를 생각하고 오셨다가 펑펑 울고 가는 관객들이 많다.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서 일깨워주고 전화 한 통화 하는 계기가 되도록 다니엘 역을 충실히 하는 중"이라고 힘줘 말했다.
믿고 보는 코미디 전문가 정상훈은 "두분 형님들이 연습 때 너무 잘하셔서 많은 걸 배우면서 제것을 만들었다. 경력직인 정성화 배우는 길잡이를 잘해줬다. 멀리 돌아갈 길을 직선주로로 가게끔 해주셨다. 많이 헤맸는데 형님이 동선을 짜줘서 좋았다. 황정민 형님은 아이디어가 좋다. 많은 것을 얻었다 두분 덕분에"라고 화답했다.
세 사람 중 제일 젊고 체구가 작은 편인 정상훈에 대해 황정민은 "사실 제작진이 제일 원했던 몸이다. 나와 정성화처럼 덩치가 크면 다웃파이어 분장했을 때 역해보일 수 있는데 정상훈은 너무 예쁘다"고 칭찬해 웃음을 자아냈다.

황정민, 정성화, 정상훈까지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각기 다른 개성과 색깔을 지닌 세 배우를 골라보는 재미가 특별하다. 탁월한 연기력과 무대 장악력, 유쾌한 코미디 감각까지 두루 갖춘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인 까닭에 웃음과 감동을 오가며 펼쳐야 하는 고난도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끝으로 정샇훈은 "맨 마지막 신에서 다웃파이어가 노래하는데 가사가 너무 좋다. 모두가 날 외면할 때 모든 게 불안하고 답답할 때 주위를 둘러보라. 날 사랑하는 이들이 꼭 있다. 12월 7일까지 우리 공연한다. 그런 사랑 전해드리니까 꼭 놀러와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황정민은 "역할이 고통스럽다. 다음 시즌은 못할 것 같다. 너무 힘들다. 뼈마디가 쑤시다"고 고통을 토로해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한편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오는 12월 7일까지 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 극장인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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