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류승범이 ‘굿뉴스’에서 자신의 캐릭터에 충청도 사투리라는 설정을 부여한 이유를 밝혔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감독 변성현) 주연 배우 류승범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굿뉴스’는 1970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다. 일명 ‘요도호 사건’이라 불리는 일본항공 351편 공중 납치 사건을 모티브로 했으며, 작중 류승범은 중앙정보부장 박상현 역을 맡았다.

박상현은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인물. 류승범은 여러 사투리 중에서도 충청도 사투리를 택한 이유를 묻자 “대본을 읽는 과정을 통해서 탐구하는 시간에 갑자기 어느 날 충청도 사투리가 떠올랐다. 그 언어가 가진 특성이 떠오르더라. 주변에서 듣기도 그렇고 제가 알기로, 한국 사람이니 충청도 사투리의 특성을 알지 않나. 충청도 분들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제가 떠오른 건 충청도 사투리가 가진 이중성. 겉과 속이 다른 면들이 이 작품과 잘 어울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특성을 작품에 녹여내면 어떨까 하는 직감 같은 게 떠오르더라. 캐릭터보다 작품의 성격과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작품의 어떤 부분이 충청도 사투리와 어울린다 느꼈는지에 대해 류승범은 “제가 사실 충청도에서 어릴 때 올라왔다. 고향은 충청도인데 기억이 잘 없다 보니 충청도 사투리에 대해서 제가 뭐라고 얘기하는 건 너무 조심스럽다”며 “작품에 왜 연관 지었는지 말씀드리면, 대본을 읽으면서 작품의 이중성들을 많이 느꼈다. 이 대본이 가진 이중성들이 충돌하는 스파크를 매력적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충청도 사투리도 제가 어렴풋이 알기로는 내뱉는 말과 속의 뜻이 다르다는 것들이 기억이 나더라. 그런 부분들이 공통점을 이루고 있지 않나 싶었다”며 “사실 이건 개인의 생각이니까 전체적으로 맞다, 틀리다고는 할 순 없는데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작은 소견으로는 그런 게 떠올랐다”라고 조심스레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충청도 사투리를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묻자 류승범은 “선생님은 따로 없었지만, 한국 사람이니까 사투리를 잘 구사하진 못해도 조금씩은 알지 않나. 처음엔 그냥 대사를 놓고 제가 생각나는 대로 적어봤다. 그걸 충청도 친구들한테 ‘이게 맞는 말이야?’ 하고 검토를 받았다. 친구가 ‘이런 건 오리지널은 이렇게도 표현해’라고 하면 그걸 참고해서 정제했다. 제가 충청도 사투리를 고증하려 하는 건 아니니까. 너무 대사가 죽고 충청도 사투리의 특성만 산다 싶으면 거르고, 특성이 살면 좋겠다 하면 더 넣고 이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사의 본질은 건드리지 않고 뉘앙스만 바뀌었다. 뉘앙스 하나만으로도 큰 변화라 거기서 더 바꾸면 감독님의 의도에서 벗어날 위험성이 있지 않나. 그런 부분을 조금 조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굿뉴스’는 지난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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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