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이 최근 논란이 된 이청용(울산)의 ‘골프 세리머니’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축구계 전반의 ‘존중 문화’ 회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22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에서 황 감독은 이청용의 세리머니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황 감독은 “정답이 없는 문제다. 누구의 잘못이 크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며 “안타깝고 축구인으로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축구계에서 존중의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가장 서글프다. 이런 일로 인해 결국 축구인 전체가 피해를 본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청용은 지난 1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K리그1 33라운드 경기에서 경기 막판 페널티킥으로 득점한 뒤, 양손으로 스윙 동작을 취하는 ‘골프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 행동은 불과 두 달 만에 경질된 신태용 전 울산 감독을 향한 ‘저격 세리머니’라는 해석을 낳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신태용 전 감독은 울산 부임 초기부터 선수단과의 불화설에 시달렸다. 원정 경기에서 골프백을 구단 버스에 싣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감독이 경기 중 골프를 즐긴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신 감독은 “가족에게 전달하기 위한 물건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후 “울산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폭로성 발언을 하면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이청용의 세리머니가 공개된 이후, 일부 팬들은 “선수가 감독을 공개적으로 조롱했다”며 비판했고, 반대로 “감독의 행동이 신뢰를 잃게 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결국 이번 사건은 세대 간 가치 충돌, 리더십의 변화라는 더 큰 논쟁으로 확산됐다.
황선홍 감독은 이에 대해 “시대가 흐르면 리더십도 달라져야 한다. 어느 한쪽으로만 기울면 문제가 생긴다”며 “나 역시 MZ세대 선수들과 소통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리더는 그 세대를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감독과 선수뿐 아니라 프런트, 팬들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리더는 구성원 전체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며 감독의 역할이 단순히 경기 지휘에 그치지 않음을 강조했다.
풍부한 지도 경력을 지닌 황 감독은 이번 사태를 “팀 문화의 문제”로 진단했다.
“프로 구단은 이제 하나의 거대한 조직이다. 한 사람이 모든 걸 통제할 수 없다”며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 그것이 구단의 균형을 지키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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