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①] 평점 9점 '세계의 주인' 윤가은 감독 "관객=영화의 시작" (Oh!쎈 현장)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5.10.27 07: 34

"관객 여러분들의 반응이 영화의 진짜 시작이라고 봐요". 영화 '세계의 주인'으로 호평 속에 주목받고 있는 윤가은 감독이 영화 관객들에게 공을 돌리며 헌사를 남겼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CGV압구정점에서 역대급 GV가 진행됐다. 영화 '세계의 주인'(감독 윤가은) 상영 후 마련된 이 자리에는 작품을 연출한 윤가은 감독은 물론 김초희 감독, 윤단비 감독, 이옥섭 감독, 임선애 감독이 참석해 관객들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세계의 주인'은 '인싸'와 '관종' 사이, 속을 알 수 없는 열여덟 여고생 주인(서수빈 분)이 전교생이 참여한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 뒤 의문의 쪽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22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윤가은 감독이 지난 2019년 호평받은 '우리집'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GV가 끝난 뒤 OSEN과 만난 윤가은 감독은 "반응이 다양하다. 감사하게 너무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전혀 다르게 봐주시는 분들도 계시다. 그렇지만 어떻게 봐주시든 관객 분들의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영화를 만들면서 한 번도 '어떻게 봐주시면 좋겠다' 접근한 바 없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영화의 반응은 오롯이 관객 분들의 몫이고 영역이다. '세계의 주인'도 좋으실 수도, 상처받으실 수도, 혹은 실재하는 이야기처럼 생각하실 수도, 작위적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그 모든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게 맞다"라며 관객에 대한 존중을 우선했다.
겸손한 자평과 달리 영화는 실제 관람객 평점 9점대를 기록 중이다. 평단의 찬사도 쏟아지고 있는 터. 막 싹트기 시작한 관심 속에 윤가은 감독이 관객들과 나누고 싶은 진짜 이야기는 무엇일까. 윤 감독은 "좋든, 싫든 이 영화를 본 사람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만 있다면 좋겠다.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것들을 다시 혹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계기만 돼도 좋다. 그런 관객들이, 여러분들이 보내주실 반응이 영화의 진짜 시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영화의 진짜 시작을 논하기에 앞서, '세계의 주인'은 상영관 부족을 겪고 있다. 가까운 멀티플렉스에서는 쉽게 찾기 힘든 데다 한 극장에서 상영관 1개를 간신히 볼 수 있는 형국이다. 영화가 지난 22일 개봉해, 개봉 첫 주말에 관심도가 가장 높기 쉬운 바를 생각하면 유독 아쉽다. 
윤가은 감독도 무엇보다 상영관 부족에 대해 성토하며 멋쩍게 웃었다. "상영관이 너무 없다, 정말 아쉽다"라고. 이에 그는 "저희 영화도 그렇지만 지금도 너무 다양한, 신선한 영화들이 많다. 그럼에도 이 좋은 작품들을 다수의 상영관에서 만나기 힘든 게 안타깝지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상업영화 제작이 얼어붙은 가운데, '여름이 지나가면', '사람과 고기', '세계의 주인' 등 호평받은 독립영화 작품들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극장의 위기로 상업영화가 크게 흔들리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시네마'를 향한 영화인들의 갈구가 끊이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이에 대한 영화 팬들의 관심도 계속되는 바, 영화 '찐팬' 위주로 관객의 중심이 재편되는 와중에 상영관의 선택 기준 또한 대중성 위주에서 다양성으로도 옮겨가야 할 시점이다.
GV에 참석한 감독들도 각자의 작품을 위해 쉬지 않는 창작열로 달리고 있다. 김초희 감독은 이미 지난해 배우 변요한, 정유미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숨가쁜 연애'가 차기작으로 알려진 바 있고, 윤단비 감독은 주목할 만한 신예 심수빈과 함께 하는 '첫 세계'를, 이옥섭 감독은 '찐친' 코미디언 장도연의 스크린 데뷔작 '너의 나라'를 작업 중이다. 임선애 감독은 가수 겸 배우 수지와 연기자 이진욱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신작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모임'으로 지난달 3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기도 했다. 
이에 윤가은 감독은 "오늘 와주신 감독님들도 모두 차기작을 준비 중이시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운 자리였는데, 바쁜 와중에 이렇게 다들 시간을 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부디 더 좋은, 다양한 작품을 더 많은 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켜봐 달라"라고 거듭 당부했다.
([단독②] "윤가은 韓영화 살렸다" 대세 감독들도 인정한 '세계의 주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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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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