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자의 구원서사"..'하얀 차를 탄 여자', 정려원x이정은 표 '반전 스릴러'[Oh!쎈 현장](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5.10.27 17: 02

배우 정려원, 이정은, 김정민이 그리는 서스펜스 스릴러 '하얀 차를 탄 여자'가 해외 유수 영화제를 찍고 드디어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감독 고혜진)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배우 정려원과 김정은, 고혜진 감독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피투성이가 된 은서(김정민 분)를 싣고 병원에 나타난 도경(정려원 분)이 경찰 현주(이정은 분)에게 혼란스러운 진술을 하면서 모두가 다르게 기억하는 범인과 그날의 진실에 다가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27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하얀 차를 탄 여자’는 피투성이 언니를 싣고 병원에 온 도경(정려원)이 경찰 현주(이정은)에게 혼란스러운 진술을 하면서 모두가 다르게 기억하는 범인과 그날의 진실에 다가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고혜진 감독과 배우 정려원과 이정은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5.10.27 /rumi@osen.co.kr

간담회에 앞서 고혜진 감독은 "2022년 2월, 코로나가 최고치일때 14일만에 찍은 영화다. 추운 겨울에 고생하며 찍었다. 3년 반만에 극장에 나오게 돼서 너무 기쁘다. 영화제 관객들에게 보여드릴때도 그렇지만 내생에 이런날이 오는구나 했는데 국내 개봉까지 하게 돼서 가슴 벅차고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려원도 "너무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인사 드리게 됐다. 생각하지 못했던 거라 보너스 받은 것처럼 기쁘다. 요즘 영화가 정말 귀한데 그만큼 저희가 지금 이 시간에 오픈 했다는게 감격스럽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인사했고, 이정은은 "2022년도 코로나가 한창일 때 추운 날씨에도 많이들 정성을 기울였다. 여성서사 영화가 많이 나오기 시작할 무렵에 찍었는데 시나리오 읽고 재밌게 생각했고 입봉 하려는 고혜진 감독과 작업한게 즐거웠는데 큰 스크린으로 볼수있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간 다양한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연출에 참여해 왔던 고혜진 감독은 '하얀 차를 탄 여자'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 연출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연출에 신경쓴 부분을 묻자 "패기있게 초보 연출임에도 스릴러를 좋아하고 조연출때부터 '크라임씬', '로스쿨'을 했었고 고등학생때 'CSI' 광이었다. 잘 할 수있다고 생각해서 스릴러를 기획했는데 스릴러가 첫 작품으로 하기는 어렵다는 걸 촬영하면서 알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긴장감을 주기 위해 한 두 프레임 차이로 리듬과 호흡이 너무 중요해서 제가 몇날며칠 밤 새며 편집 이렇게 했다가, 저렇게 했다가 조정했다. 편집에 가장 많이 중점 뒀고 그게 제 장점중 하나라 생각해서 그걸 집중적으로 신경써서 했다"고 밝혔다.
또 두 주연 배우의 캐스팅 비하인드를 묻자 "개인적으로 사랑에 빠진 배우들이라 기획하면서 두 분을 염두에 두고 같이 만들었기때문에 대안이 없었다. 이 분들이 안 한다고 하면 입봉 못 하려나 싶은 수준이라 크게 의지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려원 배우는 개인적으로 알아가며 그간 시크하고 똑똑하고 유쾌한 커리어우먼 역할 많이 했는데, 제가 아는 언니는 사랑스럽고 연약한 부분이 있다. 보호본능 자극하는 사랑스러운 눈빛 있어서 이 언니를 피해자 연기 시키면 빛을 발하겠다 생각 들어서 이 역할을 드리고 싶었다. 정은 선배님은 제가 현장에서 조연출때 힘들때도 토닥여주며 정신적 지주같은 분이었다. 우직하고 든든하고 그런 분이셔서 관객분들을 대변하는 캐릭터 맡아주시기에 너무 적합하다, 이야기 끌고가는 힘과 흡입력이 엄청나서 신뢰 가고 믿음 가는 배우라 적합했다. 제 꿈을 이뤘다. 1순위 배우분들 모시고 해서 너무 감사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27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하얀 차를 탄 여자’는 피투성이 언니를 싣고 병원에 온 도경(정려원)이 경찰 현주(이정은)에게 혼란스러운 진술을 하면서 모두가 다르게 기억하는 범인과 그날의 진실에 다가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배우 정려원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5.10.27 /rumi@osen.co.kr
정려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게이트' 이후 7년만에 스크린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그는 "상상하지 못했다. 엄청나게 큰 선물을 받는 느낌이다. 스코어도 중요하겠지만 저한테는 오늘 이렇게 기자분들과 만나서 선보일수있는 자리 생긴것만으로도 소원이 이뤄진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 사실 영화판이 제게는 엄청 멀게 느껴지고 닿을 수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뭔가 기회가 우연치 않게 돼서 또 인사 드릴수 있다는것을 실감하고 나니까 계속 원하고 소원하면 이루어지는구나 생각하고 있다"라고 기뻐했다.
이어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영화를 순차적으로 촬영 하진 않았다. 틀 나누면 3가지 버전이 있지 않나. 세 틀을 최대한 빨리 연기하는 데 중점을 많이 뒀다. 그리고 최종 버전에서 말투로 가장 큰 차이를 줬다. 혹시나 잘 표현이 되지 않을까봐 메이크업으로도 맨 마지막에는 단정하게 해서 차이를 보여줬다. 그런 변화들이 잘 보이셨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도경이가 하고싶었던 얘기는 그동안 억눌려서 가스라이팅 당하고 어마어마하게 언니에게 피해를 입어가며 살아서 마음속으로 상상한게 한번에 다 발현되는 시점에서는 도경이가 예전처럼 참지 않고 그냥 지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도경이가 이해돼서 마음아프고 어떤면에서는 이렇게밖에 할수없는 도경이가 이입돼서 슬프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촬영하며 힘들었던 점으로는 "제 첫 컷이 방에서 언니 문좀 열어달라고 울부짖는 신이었다. 감독님이 배우 기강 잡으려고 제일 힘들수 있는 신을 첫컷에 넣었구나 하면서 마음이 숙연해지면서 기강이 잡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처음에 큰 숙제를 한것같은 느낌이라서 캐릭터 해석이 빨라지고 힘들더라도 이걸 맨처음에 넣은 이유가 납득되고 이해가 되면서 더 집중해서 찍었다. 그리고 너무 추웠다. 신발을 최대한 늦게 벗으려고 했던 생각 난다. 재밌게 촬영했다"라고 영하 날씨에 맨발로 촬영했던 고충을 전했다.
현주 역의 이정은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아버지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이라고 봤다. 그래서 승진 할수있거나 넓은곳으로 갈수있지만 은연중에 받은 가스라이팅때문에 그 자리에 머물러있다. 그런 현주가 자기에 의해 구원받을수있다 생각하는 도경과 만나며 스스로도 알을 깨고 나와서 부모가 부모다워야 부모의 존경을 받을수있다는 말을 남기고 자기 길을 가게 되는, 또 다른 구원을 받는 인물이라 생각한다. 오랫동안 사람이 듣고 들리는대로 자기자신을 판단할수있는건 도경이나 현주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유사성에 대해 생각 많이 해봤다. 첫번째 장면에서는 심드렁한 풍경인데 어떻게 갑자기 도경이라는 인물에 이입해서 친절해질까 이것도 궁금정으로 남게 중점을 뒀다. 저와 함께 의문을 두면서 중간까지 따라올수 있게. 관객이 함께 호흡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제가 고생했다 생각했는데 저는 입으로 고생한것 같고 같이 찍었던 사람들이 정말 많이 고생했던 것 같다. 저는 물 공포증이 있는데 현주라는 인물은 물 하고 관련된 트라우마가 있는 가정폭력에 희생됐던 친구라 그게 제일 힘들었다. 접시물에 코박고도 죽을수 있구나 하면서 공포스러웠는데 나온고 보니까 잘 참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서스펜스 스릴러지만, 세 여자의 복잡한 사연이 얽히고 설킨 끝에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로 나아간다. 고혜진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궁극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묻자 "작가님과 기획을 하며 두 가지 큰 갈래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며 "첫번째로는 닻내림 효과라는 개념이 있다. 처음 우리가 접하는 정보에 의해 뒤에 우리가 마주치는 이야기들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 시작에 도경이를 피해자로 만난다. 연약하고 아츤 피해자로 만나는 순간 뒤에 이야기가 전혀 상상 안되고 계속 그 프레임으로 보게 된다. 사람이나 이야기, 사건을 볼 때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 그 사람을 보는지에 대한 자기성찰이 담겼다"고 짚었다.
27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하얀 차를 탄 여자’는 피투성이 언니를 싣고 병원에 온 도경(정려원)이 경찰 현주(이정은)에게 혼란스러운 진술을 하면서 모두가 다르게 기억하는 범인과 그날의 진실에 다가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배우 이정은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5.10.27 /rumi@osen.co.kr
그는 "또 하나는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다. 트라우마가 사실 우리를 고립시키는 상처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 들키거나 공유하고 싶지 않은 치부가 될수 있다. 어떻게 보면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 하나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공통분모, 경험이라 생각해서 그걸 공유하고 서로 얘기하는 순간 서로 구원하고 치유해줄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 여자들이 서로를 구원한다. 그 와중에 스스로를 구원하는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극장 개봉 전부터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배우상’과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을 수상한 데 이어, 런던국제영화제(BGI)와 샌디에이고국제영화제(SDIFF)와 같은 국제 유수 영화제에 초청받아 이목을 끌었다.
고혜진 감독은 이같은 작품의 관전포인트를 묻자 "영국분들이 스릴러, 미스터리를 좋아한다. 셜록 홈즈의 나라지 않나. 런던에서 상영할 때 떨렸고 전통있는 영화관에서 했는데 매진될정도로 많이 오셨다. 많이 웃고 박수치고 같이 놀라주셨다. 스릴러 좋아하는 문화에서 인정받을수 있다면 한국 관객분들도 재밌게 봐주시지 않을까 했는데 한국에서 개봉 하게 돼서 홈 그라운드에서 더 떨리고 긴장되고 설레는 데 재밌게 봐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근래 장르물이 영화관에 많이 안 걸린것 같다. 특히 겨울에 여자들이 이끌어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는 못본지 뙈 된 것 같아서 신선하고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스릴러가 극장에서 꼭 봐야하는 장르라 생각한다. 어두운 공간에서 미세한 사운드까지 옆사람과 같이 숨죽이며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한국 영화계, 문화계에서 보석같은 두 여배우분이 엄청난 연기 보여줬으니 그 클로즈업을 큰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봐달라. 한국에서 개봉해서 좋다. 역주행, 역수입 느낌이 좋긴 한데 그만큼 기대하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정려원은 "유독 현장이 따뜻한 작품들이 있다. 완벽하게 맞아들어가기 힘들고 현장에서 사이가 좋았던 작품은 팀워크가 스크린에서 보인다 생각한다. 찍는동안 모두가 한 마음으로 해 지는걸 안타까워하고 어떻게 해서든 최대한 다양한 버전으로 찍어보려 했다. 시간 없는게 아쉬웠던 현장이라 그 에너지가 오롯이 다 담겼을거라 생각해서 영화가 팀워크때문에 더 스페셜해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정은 역시 "짐작 되지 않은 부분들을 보면서 재밌게 따라갈수 있을것"이라며 "추운 계절에 맞게 같이 얼음판을 걷는 느낌으로 봐 달라. 그러다가 정려원씨가 담배를 피는 순간 짜릿한 해방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봐달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오는 29일 극장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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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민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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