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 비에른 안데르센 사망.."늑대들에게 던져진 고기 같았다" 굴곡진 삶 [Oh!llywood]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25.10.28 14: 17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으로 불렸던 스웨덴 배우 뵈른 안데르센(Björn Andrésen)이 향년 70세로 세상을 떠났다.
27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안데르센은 암 투병 끝에 지난 토요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The Most Beautiful Boy in the World)’을 연출한 크리스티나 린드스트룀 감독은 “그의 딸에게서 부고를 들었다”며 “그는 자신의 고통스러운 인생을 세상과 공유한 용기 있는 사람이었다”고 애도했다.

1955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안데르센은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1971년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Death in Venice)’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15세 소년이던 그는 주인공 구스타프 폰 아쉔바흐(더크 보가드 분)가 매혹되는 소년 ‘타지오(Tadzio)’ 역을 맡았다.
비스콘티는 유럽 전역을 돌며 “순수한 아름다움”을 찾던 끝에 안데르센을 발탁했고, 이후 그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이라는 수식어로 불리며 전 세계의 아이콘이 됐다.
하지만 그 찬사는 안데르센에게 오히려 평생의 짐이 됐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촬영이 끝난 후엔 마치 늑대들에게 던져진 고기 같았다”고 회상했다.
비스콘티가 영화 홍보를 위해 그를 게이 클럽에 데려가거나, 오디션 과정에서 탈의를 요구했던 일화 등은 훗날 논란으로 이어졌다.
안데르센은 “그때 이미 내 삶은 성적 대상화의 늪에 빠져 있었다”고 고백했다.
한때 일본에서 아이돌처럼 인기를 누리던 그는 세월이 흐르며 술과 우울증에 시달렸고, 2021년 공개된 다큐멘터리에서는 허름한 아파트에서 외로이 지내는 근황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음악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고, 2019년에는 아리 애스터 감독의 영화 ‘미드소마(Midsommar)’에 출연하며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안데르센은 어린 시절 아버지 없이 자랐고, 어머니는 그가 10세 때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조부모의 손에서 성장했다. 그는 결혼 후 두 자녀를 얻었으나, 아들 엘빈을 생후 9개월 만에 돌연사로 잃는 비극을 겪었다. 그는 “의학적 원인은 영아돌연사증후군이지만, 내 진단은 ‘사랑의 결핍’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삶은 찬란했던 미의 상징에서 고독한 예술가로, 그리고 인간적인 상처를 드러낸 용기 있는 증언자로 이어졌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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