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방송 시청 후 작성된 리뷰 기사입니다.>
‘특종세상’ 배우 이정섭이 80년 굴곡진 인생을 다스리는 법을 공개했다.
30일 방영한 MBN ‘특종세상’에서는 양산시의 어떤 사찰에서 기도를 올리는 이정섭이 등장했다. 그는 오랜 세월 마음에 동요가 일어나면 찾아오는 곳이라고 밝히며, 큰 스님을 위한 사찰 음식을 직접 준비하는 정성도 보였다.


구시대적인 분위기가 만연하던 시절, 이정섭은 요리하는 남자로 세간의 이색적인 포인트를 남겼다. 거기에다 고운 목소리에 독특한 말씨로 '사랑은 내 품안에'라는 드라마에서 동성애자 연기까지 해낸 그는 불세출의 이미지를 가진 배우였다. 실제로 한정식 가게를 24년 운영한 이정섭은 이제는 아들에게 그 손맛을 물려주며 김치 사업과 함께 아들의 든든한 조력자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찰 음식을 대접하면서 이정섭은 “긴 세월을 돌아다보고 정리 하고, 남은 여생을 더 맑고 깨끗이 하고 싶어서 오게 됐다”라며 “큰 스님은 귀하다고 표현하기에도 아깝다. 어려운 질문에도 그 말씀에 답을 주시는, 꿈에도 나타나시는 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성껏 조리하면서도 "내가 그나마 남보다 나은 게 요리 아니냐"라면서 "이걸로 꼭 대접을 하고 싶다"며 큰 스님 외에도 다른 신자들을 위한 식사를 정성껏 차려냈다. 그는 이 사찰에서 청소까지 도맡아 하며 "스님 흉내를 내는 거다. 부처님께서 알아주시면 내 죄업을 씻지 않을까, 아이 같은 생각을 하면서"라며 맑고 순수하게 웃었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차분하고 정결하게 만들었을까? 그는 사실 집안의 권유가 아니었더라면 일평생 독신으로 살았을 거라고 밝혔다. 종갓댁 종손으로 태어나 스물다섯부터 결혼을 요구당했던 그. 그러나 결혼생활은 원만하지 않았다. 이정섭은 “집에서 스물다섯부터 그렇게 결혼을 시키려고 했다. 초혼을 했다. 첫 번째 결혼을 했는데, 신혼여행 4박5일 다녀왔지만 서로 그대로였다. 동물이 아니니, 마음의 속정이 생길 때까지 각방을 썼다”라며 결국 이혼까지 치달았다고 말했다.

재혼을 바라는 어머니에게 "내 마음 가는 대로 할 거다"라고 말한 후 실제 첫눈에 반한 아내와 결혼한 뒤 세 아이를 낳은 이정섭의 인생은 조금 달라질 듯했다. 그러나 종갓댁 사업이 망하고, 졸지에 길거리에 나앉은 이정섭은 자신의 주무기인 요리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사실 첫 결혼 실패만 해도 그에게는 깊은 상흔으로 남아 출가를 생각했었다. 그는 장손이라 저에게만 엄격한 아버지와 저를 보며 조금 더 가족의 가장이 되길 바라며 엄격해진 어머니에 대한 생각에 말을 느릿느릿 이었다.
하지만 그의 나이 79세, 이제는 곧 팔순이었다. 98살 노모를 보며 이정섭은 “사실 뵈니까 너무 연로하셔서 이도 많이 빠지시고, 그렇다”라면서 “이제 어머니 마음을 얼추 이해한다”, “얼마나 속상하셨겠냐. 자식이 잘못될까 봐 얼마나 걱정하셨을까”라면서 어머니를 위한 노래를 부르더니 쑥스럽게 웃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출처] MBN ‘특종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