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고(故) 유재하와 고(故) 김현식이 우리 곁을 떠난 지 각각 38년, 35년이 흘렀다. 찬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생생히 흐르고 있다.
오늘(1일)은 두 뮤지션의 기일이다. 같은 날 세상을 떠난 두 사람은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한국 대중음악의 영원한 별’로 기억되고 있다. 팬들은 매년 이맘때면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그리움을 전하고 있다.
1987년 11월 1일, 유재하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스물다섯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대학 졸업 후 김현식, 봄여름가을겨울과 함께 음악 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1987년 8월 첫 정규앨범 ‘사랑하기 때문에’를 발표하며 천재 뮤지션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앨범이 세상에 나온 지 불과 석 달 만에 세상을 떠나며 대중은 깊은 충격에 빠졌다.


유재하는 생전에 남긴 단 한 장의 앨범으로 한국 발라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의 음악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있으며, 후배 뮤지션들에게는 창작의 영감을 주는 교과서로 남아 있다.
그의 이름을 기리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1989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이 대회는 조규찬, 유희열, 심현보, 임헌일, 스윗소로우, 정준일, 노리플라이 등 수많은 실력파 뮤지션들을 배출하며 ‘유재하의 음악혼’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에는 데뷔 30주기를 맞아 후배들이 참여한 추모 앨범이 발매되기도 했다.
유재하가 세상을 떠난 지 3년 뒤인 1990년 11월 1일, 김현식 역시 간경화로 생을 마감했다. 33세라는 젊은 나이였다. 그러나 그의 음악은 사후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었다.

이듬해 발표된 유작 앨범 6집 ‘내 사랑 내 곁에’는 발매 직후 1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의 대표곡 ‘비처럼 음악처럼’, ‘사랑했어요’, ‘빗속의 연가’, 그리고 유작으로 남은 ‘내 사랑 내 곁에’는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남아 있는 명곡이다.
김현식은 특유의 거칠면서도 따뜻한 목소리로 사랑, 외로움, 그리고 인생의 쓸쓸함을 노래했다. 그 진심 어린 감성은 세대를 넘어 여전히 리스너들의 마음을 울린다.
짧은 생을 살다 간 두 뮤지션은 이제 같은 하늘 아래 묻혔지만,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세대를 잇는다. 특히 유재하의 곡 제목에서 따온 뮤지컬 ‘우리들의 사랑’은 유재하, 김현식, 그리고 고 김광석까지, 한국 대중음악의 세 전설을 무대 위로 다시 불러내며 팬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고 유재하, 앨범 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