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 안성기가 혈액암이 재발돼 투병 중인 가운데, 40년 절친 박중훈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앞서 안성기는 지난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투병에 들어갔고,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팬들과 대중이 큰 충격을 받았다. 다행히도 이듬해 완치 판정이 내려졌으나, 추적 관찰 중 재발해 다시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이에 대해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 측은 "관리를 철저히 하는 만큼 호전되고 있는 상태"라며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회복과 치료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안성기 역시 투병중에도 영화 행사에 참여하며 남다른 복귀 열정을 내비쳤고, '제58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내 건강을 너무 많이 걱정해주시는데, 아주 좋아지고 있다. 새로운 영화로 여러분들을 뵙도록 하겠다"며 복귀 의지를 보였다. 이후 안성기는 2023년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3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에 모습을 공개하며 한층 건강해진 얼굴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4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길에 위치한 정동 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박중훈의 에시이 '후회하지마'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안성기와 특별한 인연을 가진 박중훈은 관련 질문이 나오자 "안성기 선배님 말씀을 먼저 드리면, 숨긴다고 숨겨지는 게 아니다. 건강이 상당히 안 좋으시다. 그 정도 표현을 하겠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내가 얼굴을 뵌 지가 1년이 넘었다. 개인적으로 통화나 문자를 나눌 상황이 안 되셔서 가족 분들에게 근황을 여쭤보고 있다. 말은 덤덤하게 하지만 굉장히 슬프다"며 "나하고는 40년 동안 영화를 4편이나 같이 한 존경하는 스승님, 영화인, 선배님, 스승님 같은 분이다. 배우로서나 인격적으로서나 존경하는 분인데 내가 책을 낸 걸 오롯이 느끼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신 것 같아서 많이 슬프다"고 털어놨다.

박중훈은 전날 3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 식탁'에서도 '영화 인생에서 떼려야 뗄수없는 한 분'이라며 안성기를 언급했다. 두 사람은 '투캅스', '인정사정 볼것없다', '라디오스타' 등 4편을 함께 작업했다.
그는 "저한테는 진짜 둘도 없는 분이다. 동반자이기도 하고 저한테 여러가지 의미다. 아버지 같기도 하고. 제가 풍선이라면 안성기 선배님이 날아가는 풍선 끈에 돌을 매달아 주셨다. 만약 그 돌이 없었으면 날아가다 터졌을 것"이라고 깊은 감사를 표했다.
안성기는 혈액암 재발로 투병 중인데, 박중훈은 "아시다시피 지금 몸이 좀 많이 안 좋으시다. 얼마 전에 선배님한테 그랬다. '선배님이 계셔서 제 인생이 참 좋았습니다' 했더니 힘이 없어서 가녀리게 빙긋 웃으시는데 그냥 마음이 좀 많이 그렇더라. 눈물이 터질 것 같은데 꾹 참느라 혼났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안성기는 박중훈의 아버지와도 인연이 깊다고. "어느날 안성기 선배님이 저한테 그러더라. 아무리 친해도 제가 지난 오랜시간 동안 실수를 했을 수도 있지 않냐. 그런데 '내가 네 아버님 때문에 더 각별하다'더라. 아버님이 저 몰래 영화 행사나 영화 상영회 뒤풀이 때 안성기 선배를 찾아가서 허리 숙이고 '중훈이 좀 잘부탁한다'고 그렇게 많이 인사했다더라. 안성기 선배님이 '내가 네가 실수할 때도 마음이 너그러운 이유는 돌아가신 아버님 때문'이라고 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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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4인용 식탁'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