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손흥민이야? 반 더 벤이야?' 푸스카스 예약이요! 'SON 빙의' 70m 질주 원더골..."메시가 변신한 줄 알았어"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11.05 11: 04

손흥민(33, LAFC)의 푸스카스 수상 득점이 떠오르는 골이었다. 미키 반 더 벤(24, 토트넘 홋스퍼)이 70m 이상을 질주하며 원더골을 터트렸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4라운드에서 코펜하겐을 4-0으로 대파했다.
토트넘의 손쉬운 승리였다. 토트넘은 전반 19분 브레넌 존슨이 사비 시몬스의 스루패스를 받아 마무리하며 앞서나갔다. 여기에 후반 6분 콜로 무아니가 상대 골키퍼 실수를 유도하면서 윌손 오도베르의 추가골이 나왔다. 

위기도 있었다. 토트넘은 후반 12분 존슨이 위험한 백태클로 다이렉트 퇴장당하며 남은 시간을 10명으로 싸우게 됐다. 두 골 차인 상황에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방심할 수 없던 상황.
하지만 반 더 벤이 코펜하겐의 희망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그는 후반 19분 자기 진영 박스 부근에서 공을 낚아챈 뒤 과감하게 질주를 시작했다. 속도를 올린 반 더 벤은 코펜하겐 수비 사이로 빠져나가며 상대 5명을 순식간에 따돌렸고, 뛰쳐나온 골키퍼를 피해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3-0으로 달아난 토트넘의 화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높이 올라온 코펜하겐의 뒷공간을 파고들며 추가골을 만들었다. 후반 22분 역습 기회에서 주앙 팔리냐가 정확한 논스톱 슈팅으로 득점하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반전은 없었다. 오히려 토트넘은 5-0까지 달아날 뻔했다. 후반 추가시간 교체 투입된 데인 스칼렛이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키커로 나선 히샬리송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경기는 그대로 토트넘의 4-0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토트넘은 2승 2무로 승점 8점을 기록하며 리그 페이즈 7위에 자리했다. 또한 유럽대항전 22경기 연속(18승 4무) 안방 무패라는 기분 좋은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반 더 벤의 원더골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영국 'BBC'는 "반 더 벤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위대한 골 중 하나를 넣었고, 팀 동료들은 열광했다"라고 전했다. 팬들 사이에선 리오넬 메시와 손흥민, 가레스 베일 등 월드클래스 공격수들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2019년 손흥민의 번리전 솔로골을 떠오르게 하는 득점이었다. 당시 손흥민은 반 더 벤과 비슷하게 수비 진영에서 출발해 70m 이상 질주한 뒤 득점했다. 그는 이 골로 푸스카스상까지 거머쥐었다.
반 더 벤도 비슷하게 80m 가까이 질주해 직접 골망까지 가른 상황. 심지어 위치는 손흥민보다도 조금 뒤였다. 많은 언론과 팬들이 반 더 벤이 손흥민처럼 푸스카스상을 받아야 한다고 열광하는 이유다. 토트넘 역시 "그냥 지금 반 더 벤에게 푸스카스상을 주자"라고 외쳤다.
경기 후 반 더 벤은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드리블을 시작했고, 나는 그들이 날 따라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은 날 따라잡지 못했다. 난 느낌이 좋았고, 스프린트에서 놀라움을 느꼈다. 계속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자신의 득점을 되돌아봤다.
토마스 프랭크 토트넘 감독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메시가 반 더 벤으로 변신한 것 같다. 경기장 끝에서 끝으로 달려 환상적인 골을 넣었다. 그는 현재 우리 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뻐했다.
최근 불거졌던 '감독 패싱' 논란에 대한 유쾌한 농담도 던졌다. 반 더 벤과 제드 스펜스는 첼시전에서 패배한 뒤 프랭크 감독을 무시하고 터널로 빠져나가며 비판받은 뒤 프랭크 감독을 찾아가 먼저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랭크 감독은 "반 더 벤이 경기 후 화가 났을 때 이런 골을 넣어준다면 계속 나를 지나쳐 걸어갈 수 있다"라며 미소 지었다.
/finekosh@osen.co.kr
[사진] BBC, ESPN, 스카이 스포츠, 토트넘 소셜 미디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