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영이 ‘착한 여자 부세미’를 떠나보내며 후회 없이 행복했던 시간이었음을 전했다.
4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는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 주연 배우 진영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ENA 월화드라마로 방송된 ‘착한 여자 부세미’는 한 방을 꿈꾸며 시한부 재벌 회장과 계약 결혼을 감행한 흙수저 여자 경호원(전여빈 분)이 막대한 유산을 노리는 이들을 피해 3개월간 신분을 바꾸고 살아남아야 하는 범죄 로맨스 드라마다. 지난 9월 29일 2.4%로 출발한 ‘착한 여자 부세미’는 입소문을 타고 상승세를 그린 끝에 마지막회에서 7.1%를 기록하며 ENA월화드라마 역대 시청률 2위에 안착했다.(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

마지막회 방송을 코앞에 두고 취재진과 만난 진영은 “시청률 7%가 넘으면 포상휴가를 간다”고 언급하며, 7%가 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당시 11회가 6.3%를 기록하며 7%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던 상황. 진영은 “감독님이 시청률 신경 많이 쓰신다. 너무 인간적이고 착한 분이시다. 흔히 ‘에겐남’이라고 하지 않나. 에겐남 끝판왕이고, 착하고 여리다. (드라마) 서치도 많이 하신다. 감독님 인스타 보면 스토리가 많다. 하루에 30개씩 올라올 때도 있다. 다 ‘부세미’ 얘기다. 좋은 소식이 있으면 다 올린다. 그만큼 애정도 많고 (드라마를) 사랑하는 분”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시청률도 아침마다 공유해주신다. 시청률이 7시 반쯤에 나오더라. 그때 뭔가 카톡이 와있으면 좋은 느낌이 든다. 오늘도 감독님께서 “6.3%!!” 이러면서 연락이 왔다. 인터뷰 행복하게 잘하고 오라고 하시더라. 막방을 배우들, 감독님과 다 같이 시청하기로 했다. 뒤에 결과가 어떻든 오늘 분위기는 행복하게 보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착한 여자 부세미’에 대해 “행복한 촬영 현장”이라고 떠올린 진영은 “작품을 여러개 했지만 이번에는 촬영장에 가고싶었다. 매니저 팀장님과 10년 가까이 일을 같이 했는데, 팀장님도 ‘오늘 촬영장 가고싶다’고 하시더라. 너무 즐겁다고 하셨다. 기본적으로 감독님, 배우, 스태프 다 너무 좋은 분들이 모여있었다. 그래서 안 좋은 분위기가 한번도 없었고 늘 행복하게 웃으며 하는 분위기였다. 그럴 때 ‘이런 작품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즐겁게 일하면 시청자들도 알아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너무 사랑해주고 계시니까 더 기분 좋은 느낌”이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마지막회 방영 정인 만큼 결말을 묻자 “해피엔딩”이라고 답한 진영은 “해피엔딩은 맞는데, 제가 느낄때는 마지막 에필로그가 시즌2를 열어놓는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여빈) 누나는 아니라고 얘기한것 같더라. 결말로서는 꽉막힌게 맞는데 그런 에필로그가 나와서..”라며 “시즌2가 나올지 안 나올지는 모르겠다. 제가 필요한 존재일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왔으면 한다. 시즌2가 나온다는 건 작품이 잘됐다는 입증이니까 다른 생각 떠나서 시즌2가 나오면 좋겠다”고 염원했다.
그러면서도 “감독님은 딱히 언급 없으셨다. 생각해보면 마지막 에필로그는 그냥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충분히 그렇게(시즌2 예고처럼) 생각할 수 있다. 저도 딱히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이라고 급격히 자신감이 떨어진 반응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작중 진영은 무창에서 딸기 농사를 지으며 아들을 키우는 싱글대디 전동민 역으로 분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아빠’ 연기를 펼쳤던 진영은 “저한테는 싱글대디 역할 자체가 도전이었다. 바로 전작인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제가 교복을 입었다 보니 갭이 엄청 컸다. 대본을 받았을 때도 ‘싱글대디? 절대 해본 적 없는 역할인데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읽다 보니까 오히려 반전적인 느낌이 나쁘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다. 제가 아빠의 이미지는 아니다 보니 오히려 이런 사람이 했을 때 반전 매력으로 다가올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더 흥미가 생겼다”고 출연 결심 이유를 전했다.
하지만 아빠가 돼본 적이 없는 만큼 부성애를 알지 못해 어려움도 컸다고. 진영은 “아이는 정말 좋아한다. 근데 형처럼 좋아하는 것과, 아빠처럼 좋아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그게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그런 고민 많이 하고, (아들 역의) 아역 배우랑 친해지려고 노력 많이 했다”면서도 “근데 만족도로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 든다. 60점 정도? 저는 아쉽다. 아직은 부족한 부분도 보이고 어색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낀 것도 많았고 배운 것도 많았고 얻은 부분이 많아서 후회는 안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성장한 부분을 묻자 “제 연기관이 살짝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진영은 “연기를 너무 잘하고 싶다는 건 기본적으로 늘 가지고 있는 목표다. 그건 당연하게 갖고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바뀐건,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사람이고 싶다. 정말 너무 자연스럽게 하고싶다. ‘이 사람이 대사를 하는 게 아니라 대화하고 있네’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싶다. 제 소망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하면서 최대한 힘을 많이 빼보려 했다. 당연히 대사가 있고 연기지만 최대한 이 상황을 이해해보고 이 사람한테 이야기 한다 생각하면서 최대한 힘을 빼려고 했다”라고 생각했다.
이어 “동민의 사랑에 엄청난 서사가 있지는 않지만 갑자기 사랑에 빠지고 점점 마음이 커진다. 그래서 바라는 것도, 원하는 조건도 없이 이 사람 자체로 순수하게 좋아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가장 담백해야한다고 생각했다”며 “영란(전여빈 분)은 노릴 게 많다. 돈도 많고, 예쁘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좋은 게 많다. 그렇다 보니 잘못하면 (의도적으로) 노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거 다 필요없이 진짜로 순수하게 ‘이 사람을 좋아하고 있구나’라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싱글대디’ 외에도 전동민에게는 ‘미친개’라는 설정이 등장하기도 한다. 진영은 “시청자들이 동민이가 싸우는 장면을 보고 ‘뭐야 쟤 왜 이렇게 싸움잘해?’ 하시더라.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 출신이고, 그런 ‘미친개’같은 모습이 다 보여지지 않지만 동민이는 정의로운 인물같다. 무창 안에서 강성태(윤대열 분)가 행패를 부릴때마다 나서고 싸우고, 모두가 안일하게 부세미(김영란/전여빈 분)를 넘길때도 조금이라도 더 의심하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미친개’의 모습이 살짝씩 나오지 않았나 싶다. 싸울 때도 사실 그렇게 싸울 일이 많이 없었을텐데도 불도저 같이 달려든다. 동민이의 그런 캐릭터성이 좋았다. 뭔가를 재고 ‘어떡하지?’ 하는 게 아니라 일단 들이미는 스타일이 저는 ‘테토남’ 같고 너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전동민과 자신의 닮은 점을 묻자 그는 “동민이가 초반에 (김영란에게) 어느정도 호감 느꼈음에도 툴툴거리는 경향이 있다. 저였다면 굳이 그럴것 같진 않다. 호감이 있으면 제가 감싸주면 감싸줬지 안 좋은말을 하진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동민이는 좋아하기 시작하면 너무 불도저더라. 물불안가리고 가는 스타일이라 멋있긴 하지만, 저도 직진 스타일이긴 한데 그정도까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동민이는 좋든 나쁘든 속에 있는 말을 던지는 스타일이더라. 저는 그러진 못한다. 속에 담아두고 말 못하는 부분이 있고, 삭힌다. 그게 안 좋긴 하다. 혼자 스트레스 받기도 하고. 나이가 들며 더 안 좋아지더라. 더 말을 못하겠다. 상대를 너무 생각하다 보니 이 사람이 기분 나쁠 것 같으면 절대 말 못하겠다. 상대가 어떻게 반응 할지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처럼 성격이 다른 인물을 연기함에 있어 “재밌긴 했는데 어려웠다”고 전한 그는 “성격이 같으면 본인처럼 연기하면 되는데 다른 부분이 분명 존재하니 하면서도 민망하더라. 영란한테 쏘아붙일때도 ‘어떻게 이런 말을 하지?’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과 가장 닮은 캐릭터로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속 진우를 꼽았다. 진영은 “제 어릴때랑 비슷해서 연기할때 오히려 꾸밈없이 더 편하게 했다”면서도 “작품을 결정할 때 늘 저랑 맞는 것만 할수 없지 않나. 저한테 맞는 캐릭터를 하다가도 연기자로서 이루고 싶은 것도 있고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것도 있으니까 ‘한 번 해봐야지’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선택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라고 도전의식을 전했다.
진영은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묻자 “진짜 자연스러운 배우가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너무 자연스럽게 말하듯이 연기하는 분들이 있지 않나. 송강호 선배님이나 박정민 선배님, 손석구 선배님을 보면 대사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렇게 되는 것이 새로 생긴 저의 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다만 상에 대한 욕심은 점차 사라지게 됐다고. 진영은 “상에 대한 생각은 안 하게 되더라. 작품 들어가서 잘 해내고, 좋은 일 있으면 잘 하고.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며 “예전에는 뭔가 되고싶다, 성공하고 싶다, 영화제 가서 상받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때는 드라마를 더 많이 할수있으니 ‘1년에 3작품씩 해야지’ 이런 생각도 많았다. 그런데 어느순간 부터는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 특별한 계기는 없고, 세월같다”라고 솔직하게 밝혀 웃음을 안겼다.

‘착한 여자 부세미’를 떠나보내며, 진영은 기억에 남는 반응을 묻는 질문에 “웰메이드 나왔다”는 평을 꼽았다. 그는 “사실 전에도 ‘어떤 반응이 나왔으면 좋겠냐’고 여쭤볼때마다 ‘웰메이드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싶다고 얘기했다. 한 분에게라도 그런 말을 들었으니 됐다고 생각한다”며 “끝까지 더 잘 가야겠지만, 저는 이 작품 하면서 후회 없고 너무 행복했던 작품으로 기억에 남아서 막방도 행복하게 볼 것 같다. 저한테도 선물같은 작품이다. 도전이었지만, 너무 어려웠던 작품이 좋은 반응 얻고 잘 됐을때 그만큼 행복한 일이 없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 2011년, 보이그룹 B1A4로 연예계에 데뷔한 뒤 이듬해 MBC 드라마 ‘천 번째 남자’를 시작으로 ‘연기돌’로 활동을 펼쳤던 진영. 그는 14년이라는 시간동안 큰 구설 없이 롱런을 이어가고 있는 비결을 묻자 “조심성이 많은 것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저도 딱히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그냥 흐르는 듯이 갔다. ‘이렇게 하면 되는거 아닌가?’ 생각하며 가다 보니 다행히 논란 없이 잘 가고 있다. 제가 완전히 청렴하다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감사하게도 행복하게 잘 가고있는것 같아서 다행이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가수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제가 곡을 내고 가수 활동을 하기로 약속 했는데, 배우로서 바쁘게 지내다 보니 못 지켜서 너무 죄송하다. 그래도 ‘부세미’ 마지막 방송에 제가 만든 노래가 나온다”며 “약간의 핑계지만, 약속을 미루면 좋겠다. 내년 초까지만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하나를 하면 완벽했으면 좋겠어서 바쁜 와중에 잠깐씩 하는게 성에 안 차는 스타일이다. 조금더 여유 생겼을때, 곡이 진짜 좋았으면 좋겠다”며 “죄송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아쉽다. 제가 조금만 더 ‘J’ 였으면 곡이 10곡 나왔을거다. MBTI가 ‘P’다 보니 성향같다. 어딘가에 집중하고 있다 보면 거기에 미칠때가 있고 그렇게 되더라. 너무 아쉽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제가 음악을 너무 사랑하기때문에 제 음악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앞으로도 음악 활동을 계속 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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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민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