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승·상금 10억·승률 90%'-‘넘을 수 없는 벽’ 안세영, 부러운 中 이제는 ‘GOAT 논쟁’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5.11.08 15: 00

 중국마저 안세영(23·삼성생명)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제는 ‘도전의 대상’이 아니라 ‘넘을 수 없는 벽’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배드민턴 여자 단식은 사실상 안세영 독주 체제로 굳어졌다.
최근 프랑스 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은 세계랭킹 2위 왕즈이를 2-0으로 완파했다. 경기 시간은 42분에 불과했다. 압도적인 내용이었다. 왕즈이는 단 한 세트에서도 주도권을 잡지 못했고, 결정적인 공격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현지 해설진은 “전혀 다른 클래스의 경기였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타이 사운즈는 “왕즈이가 대항조차 하지 못했다. 안세영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이제는 중국이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시나스포츠 역시 “안세영은 23세에 불과하지만 이미 3년째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를 공략할 방법이 없다”고 평가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5년 시즌만 놓고 봐도 절대적이다. 안세영은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까지 총 9개의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그녀가 2023년에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동률이며, 남은 시즌 일정을 감안하면 곧 신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단순히 우승 수만 많은 것이 아니다. 경기력의 완성도와 꾸준함이 압도적이다. 올해 누적 상금은 10억 원을 돌파했고, 커리어 통산 상금은 220만 달러(30억 6000만 원)를 넘어섰다. 세계랭킹 1위 자리는 더욱 공고하다. 현재 안세영의 랭킹 포인트는 113,770점으로, 2위 왕즈이(105,362점)와의 격차는 무려 8,000점 이상이다. 사실상 장기 집권이 확정적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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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은 지금까지 서로 다른 24개 국제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여자 단식 최다 대회 우승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특정 지역이나 코트 환경에 강한 것이 아니라, 유럽·아시아·남미 등 전 대륙에서 꾸준히 결과를 냈다. 이는 그녀의 경기력과 적응력이 전 세계 어느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의미다.
게다가 안세영은 이미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BWF 월드투어 파이널을 모두 제패했다. 여기에 슈퍼 1000·750급 상위 10개 대회를 모두 우승한 여자 단식 선수는 역사상 단 한 명, 바로 안세영뿐이다. 이 중 8개 대회는 두 차례 이상 정상에 올랐다.
그녀의 지배력은 ‘기록의 양’보다 ‘기록의 질’에서 증명된다. 단기적인 폭발력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경쟁자들이 잇따라 주춤하는 것도 안세영 독주 체제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중국의 천위페이는 예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고, 일본의 야마구치는 잦은 부상으로 리듬이 무너졌다. 유럽의 간판 캐롤리나 마린 역시 후계자 부재 속에 과거의 영향력을 잃었다.
현재 배드민턴계에서 ‘역대 최고(GOAT)’ 논쟁의 핵심 지표는 세계랭킹 1위 유지 주간이다. 최장 기록은 대만의 타이쯔잉(214주)인데, 안세영은 이미 118주를 채웠다. 조만간 리쉐루이(124주)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며 타이쯔잉의 214주를 돌파할 경우 ‘최고의 선수’ 논란은 사실상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
승률 또한 완벽에 가깝다. 올해 63승 4패, 승률 90%를 기록 중이며 남은 두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를 경우 73승 4패(승률 94.8%)라는 전무후무한 기록도 가능하다.
안세영의 여정은 일찍부터 시작됐다. 2017년 중학교 3학년의 어린 나이에 대표 선발전에서 7전 전승을 거두며 이미 잠재력을 증명했다. 2019년 프랑스 오픈 우승으로 국제무대에 본격 등장했고 코로나19 이후 각종 대회가 재개되자 급격히 성장 곡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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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금의 안세영은 단순한 세계 1위가 아니다. 배드민턴의 역사 자체를 새로 쓰는 ‘기록의 주인공’이다. 상대가 누구든, 코트가 어디든 결과는 하나다. ‘안세영의 시대’라는 표현이 더 이상 비유가 아니다. 그것은 이미 현실이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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