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 연락부터 클래스가 다르다.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이 지인들에게 받은 우승 축하 메시지를 공개했다.
전북 현대는 8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에서 대전 하나시티즌과 맞붙는다.
리그 1, 2위 팀의 맞대결이다. 일찌감치 조기 우승을 확정한 전북은 21승 9무 5패, 승점 72를 기록 중이다. 대전은 17승 10무 8패, 승점 61로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김천(승점 58)보다 3점 차 앞서고 있다.

전북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K리그1 10번째 우승을 선포하는 트로피 대관식을 실시한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렀던 전북이지만, 이번 시즌 새로 부임한 거스 포옛 감독의 지도 아래 '명가 재건'에 성공했다.
2021년 이후 4년 만에 정상에 오른 전북. 전북 구단은 선수들이 입장하는 순간 K리그1 최초의 10회 우승 '라 데시마' 엠블럼 그라운드 배너를 센터 서클에 펼친다. 선수 가족들이 직접 에스코트로 나설 예정이다. 종료 휘슬이 불린 뒤에는 우승 메달과 10번째 우승 트로피 시상식이 진행된다.

경기 전 만난 포옛 감독은 "굉장히 특별한 날이 될 것 같다. 모이신 팬분들도 선수들도 모두 경기 후 있을 우승 세리머니에 집중하고 있을 거기 때문에 경기에는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집중해달라고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맹성웅이 전역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다. 최철순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포옛 감독은 "최우진이 아니라 최철순이 기용된 이유는 앞으로 2주 후면 은퇴하기 때문이다. 홈 팬들 앞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맹성웅은 지난 경기 후반에 투입돼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부터 보고 싶었다. 특별한 의도의 기용인 만큼 실력을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주장 박진섭이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센터백을 맡는다. 포옛 감독은 "센터백 중에 부상당한 선수가 많다. 뛸 수 있는 선수가 없어서 그렇게 됐다. 지금 벤치를 보면 센터백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가 감보아뿐이다. 만약 감보아가 선발 출전해서 다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벤치에서 시작한다. 센터백 준비도 돼 있다"라고 밝혔다.
전진우가 득점왕을 노리고 있다. 그는 리그 15골로 득점 선두 싸박(수원FC·17골)을 바짝 추격 중이다. 다만 전진우는 지난 우승 미디어 데이에서 포옛 감독이 MVP 후보로 박진섭을 골랐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는 "감독님이 날 안 좋아하시는 것 같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득점왕을 적극적으로 밀어주지 않는다며 섭섭한 티를 내기도 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포옛 감독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이걸 듣기 전엔 전진우를 페널티킥 키커로 선정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 말을 들으니 주지 말아야겠다"라며 밀당에 나섰다.
또한 포옛 감독은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전진우가 초반엔 정말 골도 많이 넣었다. 3~4달 정도 전엔 K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다만 꾸준함 측면에서 박진섭을 MVP 후보로 선정해 봤다"라고 덧붙였다.
전북의 이번 우승은 포옛 감독에게도 커리어 첫 1부리그 우승 타이틀이다. 그는 축하 연락을 많이 받았을 것 같다는 말에 첼시 시절 인연들의 이름을 꺼냈다. 포옛 감독은 "지안프랑코 졸라, 전북과도 인연이 있는 로베르토 디 마테오, 단 페트레스쿠 전 감독에게 축하를 받았다. 루이스 수아레스한테도 연락이 왔는데 우승 축하는 아니었다. 오늘 우승 사진도 찍어 올리고 더 홍보해야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전북을 이끌었던 감독이다. 정말 친한 사이라고 밝힌 포옛 감독은 "페트레스쿠가 '와우'라고 했다. 내가 있었던 팀인데 어떻게 그렇게 됐냐고 하더라. 답은 할 수 없었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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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