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이 내년부터 유명무실해지는 22세 이하(U-22) 제도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대전 하나시티즌은 8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와 맞붙는다.
리그 1, 2위 팀의 맞대결이다. 일찌감치 조기 우승을 확정한 전북은 21승 9무 5패, 승점 72를 기록 중이다. 대전은 17승 10무 8패, 승점 61로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김천(승점 58)보다 3점 차 앞서고 있다.

대전은 이번 시즌 황선홍 감독과 함께 창단 첫 파이널A 진출과 팀 최다 연승(4연승)을 달성했다. 이제 전북 원정에서도 승리한다면 5연승으로 기록을 늘릴 수 있다.
한 시즌 구단 최다 승리 타이 기록까지도 단 1승만 남았다. 대전은 올 시즌 17승 10무 8패를 기록 중이다. 한 번만 더 이기면 지난 2003년 44경기 체제에서 거뒀던 18승을 따라잡게 된다.
우승 대관식이 준비된 경기에서 전북을 상대하게 된 대전과 황선홍 감독. 경기 전 만난 그는 "공교롭게도 우리와 경기할 때로 날짜를 정했다.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들어보니까 그동안 대관식에서 8승 1무를 했다더라. 좋은 동기부여가 될 거 같은데 우리도 팬분들이 많이 오실 거고, 이런 큰 경기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최근 외국인 공격수 구텍과 계약을 해지한 대전이다. 황선홍 감독은 "연말에 계약 만료인데 본인이 대표팀에 간 뒤로 새 팀을 알아보고 싶다고 했다. 지금 경기 참여도가 떨어지면서 동기 부여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서로에게 어떤 게 좋은 방법일지 보고 그렇게 결정했다. 미안하게 생각한다. 프로라는 게 헤어지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잘 마무리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주민규가 명단 제외됐다. 그 대신 2007년생 김현오가 선발 출격한다. 황선홍 감독은 "어깨가 생각보다 안 좋다. 어쩔 수 없이 휴식이 필요하다. 남은 경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라며 "김현오에게 시간을 많이 주면 좋겠는데 파이널A 그룹이 워낙 타이트해서 아쉽다. 나이가 어리고, 발전 가능성이 많은 선수인데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프로는 경쟁을 해야 한다. 누구 한 사람을 더 봐줄 순 없다. 나이와 상관이 없다. 경쟁력이 있으면 뛰는 거고, 안 되면 조금 뒤에 있는 거다. 지금 에르난데스와 김현오가 번갈아 나서고 있다. 아무래도 김현오가 파워나 경기 운영에선 경험이 필요하다. 아직 앞날이 창창한 선수"라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사실상 사라지는 U-22 제도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K리그1은 2027시즌부터 U-22 선수를 선발로 내세우지 않을 시 교체가 제한되는 규칙이 사라지며 전체 엔트리에 2명만 포함되면 20명 엔트리가 가능하게 완화됐다.
황선홍 감독은 "임대 문화가 많이 활성화 돼야 한다. 어린 선수가 훈련만 해서는 성장이 어렵다. 2부 임대 등을 통해 뛰어야 한다. 다만 궁극적으로 프로는 선수를 키우는 곳이 아니다"라며 "경쟁을 통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선수가 출전하는 거다.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감독도, 구단도, 선수도 마찬가지다. 그걸 이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준서와 이창근의 골키퍼 경쟁을 두고 흐뭇한 황선홍 감독이다. 그는 "팀이 상승세에 있기 때문에 굳이 변화를 줄 필요를 못 느끼고 있다. 이창근도 아주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감독으로서는 행복한 고민이다. 판단하기 굉장히 어려운데 시즌이 끝날 때까지 행복한 고민을 계속 하길 바란다. 창근이와도 소통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대권 도전에 나설 대전. 황선홍 감독은 전북에 배울 점을 묻자 "연승 흐름이나 이기고 있을 때 상황 관리가 중요하다. 전북은 확실히 위닝 멘탈리티가 있다. 우리는 도전하는 형태다. 이기고 있는 경기를 확실히 마무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전북은 6연승도 달리고 했는데 우리는 버저 비터를 맞고 승점을 잃어버리곤 했다. 운영의 묘가 좀 부족했다"라고 되돌아봤다.
이번 경기 결과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황선홍 감독은 "오늘 고비를 넘겨야 한다. 많은 팬들이 오실 거다. 이런 빅매치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얼만큼 우리 플레이를 할 수 있느냐에 따라 팀 레벨이 올라가고 내려가고 한다. 아주 좋은 시험대다. 제대로 한번 해보겠다"라며 잔칫집 분위기를 망칠 준비가 돼 있다고 다짐했다.
한편 대전은 이미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확보했다. 다만 황선홍 감독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계속 진행 중이다. 한 번 ACL을 나간다고 해서 다음 해에도 보장되는 게 아니다. 앞으로 3~4년간 계속해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레벨에 있어야 진정한 강팀이 될 수 있다. 내년, 내후년이 중요하다. 우리가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하다"라며 미래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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