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김민재·이강인, 모두 소속팀 우승을 경험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선택지는 싸늘했다.
FIFA는 7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2025 FIFA 더 베스트 11’ 후보 88인을 공개했다.
포지션별 22명씩 골키퍼·수비수·미드필더·공격수로 나뉘어 있으며, 최종 베스트 11은 전 세계 프로 선수단 투표로 선정된다. 말 그대로 “선수들이 인정한 올해의 진짜 월드 베스트” 자리다.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는 명단에 올랐지만 한국 선수 이름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다. 세계 최고 무대를 경험한 간판 스타들이 모두 제외되자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공격수 명단에서부터 이상한 장면이 연출됐다. 사우디 알힐랄의 살렘 알 다우사리는 포함됐지만, 손흥민의 이름은 없었다. 알 다우사리는 AFC 챔피언스리그와 사우디 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으나, 유럽 무대 기준에서 글로벌급 존재감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많다.
그에 비해 손흥민은 토트넘 시절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고 꾸준한 공격 포인트를 올린 뒤 미국 MLS로 이적해 또 한 번 리그를 흔들고 있다. 그럼에도 후보 명단조차 오르지 못했다.
공격수 부문에는 엘링 홀란드(맨시티),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해리 케인(뮌헨), 비니시우스, 라우타로, 호날두 등 기존 글로벌 네임드가 총출동했다. 특히 발롱도르 수상자 우스만 뎀벨레(PSG)가 포함되며 유력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손흥민이 밀렸다는 해석은 가능하지만,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선수가 사우디 소속이라는 점은 또 다른 의미를 남긴다.

미드필더 부문에서도 한국의 이름은 없다. 이강인은 시즌 초반 PSG의 리그앙·UCL 조별리그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였지만, 후반기 출전 시간이 줄며 후보군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반면 PSG의 주앙 네베스·비티냐·파비안 루이스는 나란히 포함됐다. 팀 4관왕을 함께 이뤄냈어도 개인상 반영은 ‘결정적 활약’ 중심으로 갈렸다는 사례다.
수비진에서도 김민재는 결국 배제됐다. 뮌헨 리그 우승의 핵심 수비수로 활약했고, 빌드업·1대1 방어 모두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후보 명단에는 같은 팀 소속 다요 우파메카노만 포함됐다.
유럽 정상급 무대에서 풀시즌 주전으로 뛰고도 제외된 것은 많은 팬들에게 납득되지 않는 결과다.
결과적으로,*88명 명단 중 아시아 선수는 알 다우사리 단 한 명. 한국은 ‘0명’이었다.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우승·득점·시장성을 모두 입증하고, 현재 MLS에서도 리그 최상위급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FIFA의 평가 기준에서는 완전히 밀려났다. 김민재는 뮌헨 핵심 CB임에도 무시당했고, 이강인은 PSG의 4관왕 멤버였어도 존재감 부족으로 제외됐다.
더 큰 문제는 구조적인 흐름이다. 유럽 출신 선수 중심의 시상 패턴이 유지되던 과거와 달리, 올해 명단은 ‘상징성+리그 파워’가 더 강하게 작용한 모습이다. 사우디 리그의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중동 자본이 FIFA 내 영향력을 넓히는 흐름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