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한 번 부르려고 374억?… WC 탈락국 앙골라, 초청료 논란에 시민단체 집단 반발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1.09 00: 59

리오넬 메시 한 명을 보기 위해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앙골라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월드컵에도 나가지 못한 나라가 평가전 한 경기 유치를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하자 발칵 뒤집혀졌다.
중국 ‘체단주보’는 8일(한국시간) “앙골라 시민들은 아르헨티나 대표팀 초청을 위해 1200만 달러를 지출한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15일 앙골라 수도 루안다에서 친선 경기를 치를 예정이며, 메시 역시 소집 명단에 포함됐다.

당초 아르헨티나는 한국·일본과도 11월 A매치를 추진했지만, 평가전 대전료 800만 달러(약 112억 원)를 요구하며 협상은 결렬됐다.
남미 언론에 따르면 “메시 은퇴 전 마지막 투어”라는 명목으로 초청료가 폭등했고, 한국과 일본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 측 고위 관계자도 “중국 프로모터 개입으로 비용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앙골라는 정반대 선택을 했다. 대전료 1200만 달러 + 경기장 보수 포함 총 2500만 달러(약 364억 원)을 책정하며 아르헨티나를 초청했다.
하지만 이 결정은 곧바로 국내 여론의 분노를 불러왔다.
앙골라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 카보베르데에 밀려 조 4위로 탈락했다. 월드컵 본선에도 나가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한 흥행 투자”를 벌인 셈이다.
특히 앙골라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도 빈곤율이 매우 높은 국가로, 전체 인구 절반 이상이 하루 4달러(약 6000원)도 못 쓰는 극빈 상태에 놓여 있다.
실제로 5개 시민단체가 공동 성명을 내고 정부를 공개 비판했다. 이 공동 성명에서는 “순전히 ‘상징적 행사’를 위해 수천만 달러를 지출하는 것은 국가 우선순위를 파괴하는 행위다. 공공 자금의 부실 관리이며, 사회·경제적 현실과 완전히 어긋난 결정이다"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에 ▲계약 비용 전면 공개 ▲예산 우선순위 재검토 ▲독립 감시기구 설치 ▲스포츠 예산 사회 환원 등을 요구했다. 단순 비판이 아닌 “행정적 조치 요구” 단계로까지 사안이 확대된 것이다.
앙골라 정부는 아직 공식 해명이나 정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현지 언론과 온라인 여론은 “메시 한 명 보려고 굶는 아이들을 외면하는 나라”라며 강도 높은 비난 여론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아르헨티나축구협회는 이번 원정 평가전 수익 구조를 두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이자 메시가 포함된 대표팀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흥행 우선, 경쟁력 후순위” 전략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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