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7세 이하(U-17) 여자 축구대표팀이 다시 한 번 세계 정상에 올랐다.
북한은 9일(한국시간) 모로코 라바트의 라바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네덜란드를 3-0으로 완파하고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2008년 초대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2016년, 2024년에 이어 네 번째 정상. 북한은 이번 우승으로 역대 최다 우승(4회)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하며 여자 유소년 축구 최강국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이번 대회는 올해부터 개최 방식이 바뀌었다. 기존 2년 주기·16개국 체제에서 매년 열리고 24개국이 참가하는 형태로 확대됐다. 새 포맷 첫 대회의 주인공은 역시 북한이었다. 북한은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7경기 전승(25득점 3실점)으로 완벽한 '무결점 우승'을 완성했다.
북한은 결승에서도 시작부터 압도했다. 전반 14분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네덜란드 수비 머리에 맞고 높이 뜨자 김원심이 골키퍼와 수비의 타이밍을 뚫고 헤더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4분 뒤에는 박례영이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짧은 패스를 이어받아 오른발로 추가골을 넣었다.
승부는 전반 41분 사실상 끝났다. 네덜란드 수비의 백패스 실수가 나오자 리의경이 쇄도하며 압박했고, 골키퍼가 급히 걷어낸 볼이 리의경의 몸에 맞고 굴절돼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전에도 북한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안정적인 수비 조직과 빠른 전환으로 네덜란드의 반격을 틀어막으며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북한은 개인상 부문에서도 대회를 휩쓸었다. 이번 대회에서 8골을 터뜨린 유정향이 골든볼(최우수선수)과 골든부트(득점왕)를 동시에 수상했고, 7골을 기록한 김원심이 실버볼과 실버부트를 받았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