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반 감량 전쟁 끝에 얻은 2연승, 고석현이 UFC에 새긴 이름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11.10 00: 38

1시간 반의 감량 전쟁, 그리고 13분의 압박 끝에 얻은 값진 2연승이었다. 고석현(32·하바스MMA)이 또 한 번 옥타곤 위에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고석현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베가스 110 언더카드 웰터급 경기에서 미국의 필 로를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3-0 판정승(30-26, 30-27, 30-27)을 거뒀다. 이로써 UFC 2연승, 종합격투기 통산 13승(2패)을 기록했다.
상대 로는 키 191cm의 장신 스트라이커였다. 니코 프라이스를 꺾고 닐 매그니와 접전을 펼친 경험이 있는 강자였지만, 177cm의 고석현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초반부터 거리를 좁히며 테이크다운을 시도했고, 상위 포지션을 잡자마자 엘보와 파운딩으로 압박을 이어갔다. 1라운드 내내 주도권은 고석현에게 있었다.

[사진] 고석현 개인 소셜 미디어

2라운드에서도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 로가 타격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고석현은 왼손 훅으로 균형을 무너뜨린 뒤 곧바로 테이크다운으로 연결했다. 이후 약 9분 넘게 상대의 몸을 눌러놓은 채 파운딩을 퍼부으며 컨트롤 타임 13분 10초를 기록했다. 유효타는 117-10, 테이크다운은 4회 성공. 모든 수치가 경기 내용을 그대로 보여줬다.
[사진] 고석현 개인 소셜 미디어
3라운드에서도 체력 저하는 없었다. 오히려 더 적극적인 압박으로 상대를 코너로 몰았다.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단 한 번도 우위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싸움은 그 이전에 있었다. 계체를 앞둔 그는 혹독한 감량 과정에서 정신을 잃을 뻔했다. 남은 시간은 1시간 30분. 2kg을 더 줄여야 했다. 땀을 쏟아내며 달리고 또 달렸고, 숙소 계단을 오르다 결국 쓰러졌다. 다행히 정신을 차린 뒤 77.1kg으로 계체를 통과했다.
계체 후에도 고석현은 예의를 잃지 않았다. 오랜 단식 끝에 음식을 앞에 두고도 "스태프분들이 먼저 드셔도 되겠습니까"라고 묻는 겸손한 모습은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김동현의 유튜브 '매미킴' 채널에 공개된 해당 영상에는 팬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사진] 고석현 개인 소셜 미디어
경기 후 고석현은 "두 번째 UFC 무대를 잘 마쳤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더 성장하겠다"며 "김동현 코치님과 하바스MMA 팀원들, 여자친구, 그리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옥타곤 위에서는 냉정했고, 밖에서는 겸손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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