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샬리송, 상의 벗고 환호 → 5분 뒤 실점… 토트넘의 ‘세리머니 저주’ 또 터졌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1.09 18: 48

토트넘은 8일(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후반 추가시간 역전골로 이미 ‘끝났다’고 확신했지만, 정작 끝난 건 토트넘의 집중력이었다. 2-1을 5분도 지키지 못한 경기. 히샬리송의 상의 탈의는 환희가 아니라 재앙의 카운트다운이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완벽히 맨유 쪽이었다. 전반 32분, 디알로의 크로스를 음뵈모가 헤더로 마무리. 토트넘은 유효슈팅 ‘0’, 내용도 ‘0’이었다. 홈 팬들조차 박수를 칠 타이밍을 찾지 못했다.

후반 들어 토트넘이 반격을 시작했다. 콜로 무아니 OUT, 오도베르 IN. 템포는 살아났고 슈팅도 나왔다. 로메로-팔리냐-브레넌 존슨까지, 골문을 두드렸으나 끝내 0의 숫자가 움직이지 않았다. 변곡점은 후반 39분. 우도기의 크로스를 텔이 한 번에 방향 전환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1-1, 분위기는 완전히 토트넘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1분. 오도베르의 슈팅이 수비 맞고 떴고, 히샬리송이 머리로 방향만 바꿔 경기를 뒤집었다. 2-1. 그 순간, 토트넘 스타디움은 화산처럼 터졌다. 히샬리송은 상의를 벗고 울먹였고, 심판은 규정대로 카드를 꺼냈다. 모든 게 드라마였다. 단, 결말만 빼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축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문장. 그리고 토트넘이 가장 자주 잊는 문장이다. 후반 추가시간 6분, 맨유의 마지막 코너킥. 브루노의 킥을 더 리흐트가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동점골이 터졌다.  그야말로 토트넘이 역전한 게 아니라, 맨유가 동점골을 ‘예약해 둔’ 경기였다.
히샬리송이 다시 옷을 주워 입을 즈음, 스코어보드는 이미 2-2였다. 5분 전 주인공이었던 히샬리송은 그대로 ‘옷만 벗고 승리를 못 지킨 공격수’가 됐다. 토트넘 팬들 사이에선 "히샬리송이 상의만 벗으면 무조건 실점한다"는 자조가 퍼지는 이유다.
토트넘은 승점 18점으로 5위, 맨유는 동일 승점으로 8위. 표면상 손해는 크지 않다. 그러나 내용은 다르다. 이 경기는 ‘승점 1점 획득’이 아니라 ‘승점 2점 증발’이었다. 토트넘은 이기고도 패배처럼, 맨유는 지고도 어딘가 억울한 경기였다.
문제는 단순한 실점이 아니다. 골을 넣은 뒤 집중력이 증발하는 패턴. 히샬리송이 상의를 벗고 기뻐하는 순간, 경기장엔 이미 ‘불길한 기시감’이 감돌았다. 지금 토트넘에게 필요한 건 화려한 세리머니가 아니라,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냉정함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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