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있다는 말도 못 해" SON 떠난 토트넘, 재정 고민 심화...'협상'이 힘들다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11.10 20: 10

손흥민(33, LAFC)이 떠난 뒤, 토트넘 홋스퍼는 경기력이 아닌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 왼쪽 윙보다 먼저 무너진 건 재정 라인이다.
영국 '풋볼인사이더'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가 2026-2027시즌을 끝으로 메인 스폰서 AIA와 결별할 예정이며, 새로운 유니폼 파트너를 물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금액이다. 토트넘이 요구하는 새 계약 규모는 6000만 파운드(약 1150억 원). 손흥민이 있을 땐 당연했던 수준이지만, 지금은 구단의 성적과 브랜드 가치가 받쳐주지 못하는 '희망가'로 평가된다.
AIA는 토트넘의 메인 스폰서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손흥민의 스폰서'였다. 2013년부터 이어진 파트너십은 2019년 재계약 당시 8년 총액 3억2000만 파운드(약 6141억 원)에 달했다. 그 거대한 금액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보험사의 전략에서 그는 마케팅의 핵심 키워드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흥민이 전성기를 보내던 시기, AIA 로고는 가장 자주 노출됐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그리고 전 세계 팬덤 확장까지, 모든 지표가 '손흥민 시대'에 최고치를 찍었다. 토트넘은 그 덕분에 아시아 시장에서 유럽 구단 중 최상위권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 시대는 끝났다. 손흥민의 이적 이후, 토트넘은 유니폼 판매량과 소셜 미디어 팔로워 증가율, 아시아 지역 광고 매출이 동시에 급락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제 스폰서 협상에서 '손흥민이 있다'는 말을 꺼낼 수 없다"라고 인정했다. 팬덤의 이탈은 곧 기업의 철수로 이어졌다.
티켓 수입도 흔들리고 있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홈경기 티켓 가격을 인하했다. 최근 두 경기에서 수천 석이 비었고, 도르트문트전은 'B등급 경기'로 강등됐다"라고 전했다. 과거 '매진-프리미엄' 구조는 사라지고, '빈 좌석-할인 판매'가 일상이 됐다.
이 모든 흐름은 하나의 문장으로 귀결된다. "손흥민 없는 토트넘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줄었다." 그는 단순한 공격수가 아니라, 구단의 수익 구조 그 자체였다. 토트넘이 아시아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던 이유이자, 스폰서 계약의 핵심 보증이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금 토트넘은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구단은 글로벌 IT, 금융, 스포츠 브랜드들과 접촉 중이지만, 협상력은 눈에 띄게 약해졌다. 아시아 시장에서 '1티어 스타'를 내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풋볼인사이더는 "토트넘이 리브랜딩을 시도하고 있으나 손흥민 시절의 브랜드 파워를 되찾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AIA 계약 종료는 단순한 스폰서 교체가 아니다. 토트넘 전체 재정 구조가 흔들리는 신호다. 구단 상업 수입의 절반 이상이 AIA 계약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이미 현지에서는 연봉 구조 조정과 마케팅 인력 축소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손흥민이 남긴 건 골이 아니라 기준이었다. 그 기준을 잃은 토트넘은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reccos23@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