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출신 쇼호스트 염경환이 '판매왕'으로 거듭나기까지의 험난했던 여정을 전했다.
11일 KBS1 '아침마당' 화요초대석에서는 홈쇼핑계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염경환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MC 엄지인 아나운서는 "채널 돌리다 보면 항상 걸린다. 틀면 나온다고 '홈쇼핑계 수도꼭지'라고 하더라"라며 "채널을 몇개 하냐"라고 질문했고, 염경환은 "채널은 모든 채널 다 나오는건 저밖에 없을거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저보다 훨씬 잘 하시고 훌륭한 분들은 내 이름을 걸고 한 방송사와 계약을 해서 방송하는 분도 있다. 저는 21세기 보부상처럼 여기서 하고 저기서 옮겨서 하고 얼른 싸서 저쪽에서도 한다. 저는 프리다"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 쇼호스트를 시작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연예인들이 쇼호스트처럼 많이 판매하고 인사드리는데 제가 거의 홈쇼핑 1.5세대 되는것 같다. 그때는 '아니 연예인이 왜 저기 나가서 물건 파냐' 이런 비하 아닌 비하를 했다. 개그맨이 왜 저기서 물건을 팔아? 근데 이제는 영역이 많이 없어졌다. 오히려 이제는 '내 자리 한번 봐줄수 있어?' 한다. 홈쇼핑 출연해야 셀럽으로 인정받으니까"라고 인식의 변화를 전했다.
이후 염경환은 자신이 최고의 쇼호스트가 된 비결들을 전했다. 첫 번째로 '봉이 김선달 뺨치는 판매 테크닉'을 꼽은 그는 "저는 카테고리가 넓어서 건강식품부터 해서 프라이팬, 제가 직접 식당도 많이 운영해봐서 최근에는 '쟤가 저런것도 판매해?' 하는 것까지 한다. 제일 잘 나가는게 헤어드라이기다. 굉장히 잘 나간다"며 "가발을 말리고 있다. 잠시 후에는 단발로 바꾸고 파마머리도 됐다가 긴생머리도 된다. 요즘 홈쇼핑은 재미없으면 채널이 금방 돌아간다. 재밌게 설명 드리면 채널 안 돌아가니 계속 설명 듣고 저정도 가격에 성능이면 괜찮은데? 구매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민머리에도 헤어드라이기 완판을 성공시킨 방법을 밝혔다.
이에 "그런 아이디어는 직접 생각하는거냐"는 질문이 나왔고, 염경환은 "상품 의뢰 오면 홈쇼핑은 대본 없다. 저희에게 주어지는건 상품 설명서. 그 안에서 대본이 없으니까 꾸려나가는건 저희가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제조사 측의 요구로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염경환은 "홈쇼핑은 '아침마당'처럼 거의 다 60분 방송이 많다. 제조사에서 상품 가져오면 이걸 만들기까지 여러가지 하고싶은 얘기도 많고 이기능도 되고 저 기능도 되고. 근데 그런 서사와 기능 다 얘기하면 오히려 안 팔린다. 제일 좋은거 특징만 잡아서 해야지 빨리빨리 판매가 이루어지는데 자랑하고싶은게 너무 많다? 오히려 그걸 다하면 시간적 여유 없다. 주문할 시간 없다. 자랑하다 끝난다"며 "그럴때는 제가 설득 시킨다. 정말 장점이 많으나 10가지 다 하면 오히려 판매량 떨어질수 있으니 특징 3가지만 잡아서 하자. 근데 이것도 자랑하고싶고 이거 빼면 안되는데 하면 그거 다 해드릴순 있다. 근데 결과는 책임 못진다고 말씀드릴때가 많다"고 전했다.
또 가장 어려웠던 제품으로는 '헛개나무 진액'을 꼽았다. 염경환은 "딱 지금 연말 연초 되면 송년회 신년회를 옛날엔 모임이 많았다. 회식자리가 많으니 헛개나무 진액이 숙취에 좋다. 너무 잘될줄 알았다. '연말 연초 그 수많은 회식자리에 남편, 신랑이 속쓰려하며 들어올때 진한 헛개나무 열매 넣고 달여서 마시면 깨끗하게 숙취가 싹 날아간다' 이랬는데 쫄딱 망했다. 주 고객층은 주부님들이다. 근데 내 신랑이 2, 3일을 계속 퍼마시고 들어왔어. 딱 마시면 간이 깨끗해서 다음날 또 마실수 있다. 사겠냐"며 "그러니까 굉장히 잘 팔릴줄 알았는데 주부님들 속마음은 '속이 쓰려서 떼굴떼굴 굴러 봐야 다음날 또 안처먹고 들어오지' 이러니까 오히려 안 팔린거다. 주부님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베스트셀러 상품이 되는 것"이라고 팁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염경환은 10년째 출연료가 같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염경환은 "제가 방송 많이 하는게 제가 자신있게 말씀드리는건 연예인 게스트 중에 제가 가장 쌀거다. 그래서 제가 많이 선택받고 촬영한다. 제거 고객님들 설득할때는 저도 자신있게 한다. 출연료 올리기 위해 저도 제조사 사장님, 대표님들 만나지 않냐. 그러면 맨날 어렵다더라. 저는 홈쇼핑 방송국에서 출연료 받는게 아니라 각각의 상품 제조사 대표분에게 출연료 받기때문에 그분들 만나서 영업하고 출연료 책정한다. 우리나라는 매년 좋아진다고 할때가 한번도 없다. 올해는 더 힘들다더라. 매년 힘들다고 한다. '지금 아시죠 원화가격이. 저희가 다 수입해 오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설득 당하는거다. 매년"이라고 씁쓸한 현실을 털어놨다.
그럼에도 계속 홈쇼핑 일을 하는 이유를 묻자 염경환은 "저희 직업이 참 어떻게 보면 화려하고 재밌어 보이지만 선택을 받아야하는 직업이다. 제조사나 저희 연예인들은 캐스팅 된다고 하지 않냐. 누군가가 저를 캐스팅 해주지 않으면 일이 없다. 저는 일이 없던 시기가 너무 길어서 이제 분야를 옮겼는데 몸이 하나인게 힘들만큼 많은 선택을 받아 보니 '이걸 힘들다고 내가 쉬어?' 싶더라. 하루에 3개, 4개, 5개, 어떨땐 7개까지 할 때도 있다. 한달에 지금도 평균 100개 정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완판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그는 "정말 요즘은 뉴스가 가짜뉴스도 너무 많은것 같다. 유튜브 보면 제가 300억짝리 건물주가 됐다더라. 믿는사람이 있다. 제가 제발 소원이 제 건물 하나 있어보는거다. 300억 건물주 됐다, 어떤 뉴스 보니까 하루 술값을 천만원을 쓴다더라. 그래봤음 좋겠다"며 "매출액이 나오기때문에 제가 한시간 해서 10억 이상 판매하는것도 많다. 사람들은 그 돈을 제가 버는 줄 아는데 저는 출연료 받고 출연하는 사람이고 매출액은 제조사몫이다. 저는 똑같다. 매진해도 똑같고 아예 안 팔려도 똑같다"라고 해명했다.
염경환의 성공 비결 중 또 하나는 '수많은 사업실패의 경험'이었다. 그는 "저는 타이어가게부터 시작해서 냉면집도 하고 소바집도 하고 일식집도 하고 다양한걸 정말 많이 해봤다. 근데 잘된것도 있고 안 된것도 있다"며 "홈쇼핑을 처음 시작한게 20년 전이다. 코코넛 오일 제품이 있는데 정말 좋다. 우리나라에 제가 처음으로 수입했다. 독점으로 홈쇼핑에 론칭해서 판매했는데 쫄딱 망했다. 그때는 제가 업체로, 제가 출연안하고 비즈니스 사업가로 했는데 너무 빨랐다. 지금은 다 알지 않냐. 너무 좋은것도 너무 빨리 시작하면 안될때가 많다. 타이밍이다. 그래서 빚을 많이 졌다. (제품을) 수입하고 방송에 내보낼 때는 진짜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빚을 갚으려고 제가 직접 (홈쇼핑에) 출연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온거다"라고 쇼호스트로 전향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박철규 아나운서는 "직접 검수한 경험이 홈쇼핑에서 장점 얘기하는데 도움 됐겠다"라고 말했고, 염경환은 "그렇다. 여러가지 경험 덕에 나중에 방송하다 보니 너무 쉬운거다. 저도 개그맨으로 입사를 1993년도에 해서 방송을 시작했다. 진짜 일찍 시작해는데 그당시에 저는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니다 보니 춤, 노래 모든걸 다 잘해야 빨리 방송 출연이 됐는데 토크나 말하는 쪽으로 김구라씨랑 저랑 같이 듀엣으로 시작했다. 우리 둘이 방송 적응하기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처음 시작이 리포터였다. 모닝와이드, 굿모닝 대한민국, KBS 아침프로그램 리포터로 많이 나왔다. 그 당시는 리포터가 나쁜게 아니라 내가 개그맨으로 들어왔는데 맨날 특산물 리포터, 오일장, 중소기업 박람회 이런데 나가니까 '난 개그를 해야하는데' 싶었다. 근데 너무 신기한게 이제 돌고 돌아서 홈쇼핑 하다 보니 제가 출연했던 맛집들, 특산물, 중소기업 박람회 상품이 홈쇼핑에 다 나온다. 너무 반갑고 홈쇼핑이 너무 쉽더라. 내가 다 했던거니까 딱이다"라고 뜻밖의 도움을 전했다.
엄지인 아나운서는 "실패가 아니라 경험으로 쌓아둔 것"이라고 감탄했고, 염경환도 "여러분에게도 드리고 싶은 말은 정말 힘들고 내가 이 일을 하는게 맞나 싶어도 꾸준히 열심히 견디고 하다 보면 그게 나중에는 언젠가 나한테 좋은 경험으로 돌아오고 성공의 밑거름이 되더라"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염경환은 "왜이렇게 바쁘게 사냐. 이렇게 까지 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받고 "일을 하고싶어도 못했던 시절이 너무 슬펐다. 근데 지금 생각하면 이게 너무 행복하다. 너무 힘들고 지쳐도 불러주는게 있다는게 너무 행복한거지 않냐. 그래서 지칠줄 모르겠다. 저는 정말 여러분들이 불러주시면 쓰러질때까지 어디든지 서는 다 나타날테니 앞으로도 많이 지켜봐달라. 일을 할수록 더 힘이 나는 것 같다"라고 열정을 내비쳐 응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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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