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없는 토트넘, 대체자들 부진에 레알 벤치에 러브콜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1.11 19: 01

손흥민이 떠난 자리는 단지 왼쪽 윙이 아니었다. 토트넘의 공격 라인, 나아가 구단의 정체성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영국 ‘BBC’는 10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의 브라질 윙어 호드리구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레알이 요구하는 7000만 파운드(약 1334억 원)를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 ‘피차헤스’ 역시 “토트넘은 호드리구에게 주전 보장을 약속했고, 레알도 내부 논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 모든 움직임의 배경에는 ‘손흥민의 그림자’가 있다. 토트넘은 지난여름 라이프치히에서 사비 시몬스를 6000만 유로(약 1010억 원)에 데려오며 등번호 7번을 물려줬다. ‘포스트 손흥민’을 내세운 야심찬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하다. 시몬스는 리그·챔피언스리그·컵대회를 합쳐 14경기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팬들은 “기술은 있어도 임팩트가 없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몬스의 부진은 단순히 개인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토트넘의 공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랑달 콜로-무아니가 턱뼈 골절로 최소 6주 결장 판정을 받으며 전력 공백이 생겼다.
지난 8일 맨유전 전반 12분, 매과이어와의 충돌이 화근이었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지만, 정밀 진단 결과는 달랐다. 영국 현지 소식통 폴 오 키프는 “무아니는 보호 마스크를 착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결국 토트넘의 공격은 히샬리송과 19세 유망주 마티스 텔에 의존하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도미닉 솔란케마저 재활 중이라 선택지는 더욱 좁아졌다. 시몬스가 무득점, 무어시스트로 침묵하는 사이, 토트넘의 공격력은 리그 중하위권으로 추락했다. 프랭크 감독이 “이적 시장에서 즉시전력감이 필요하다”고 호소한 이유다.
그러나 문제는 전력뿐이 아니다. 손흥민의 이적 이후, 토트넘은 ‘구단의 얼굴’을 잃었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토트넘이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 홈경기 티켓 등급을 한 단계 낮췄다”고 전했다.
최고가 티켓은 94파운드(약 18만 원)에서 70파운드(약 13만 4000원)로, 최저가는 77파운드(약 15만 원)에서 58파운드(약 11만 원)로 떨어졌다. 구단 내부 관계자는 “흥행 부진을 더는 무시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손흥민이 존재하던 시절, 토트넘은 아시아 시장의 ‘핵심 브랜드’였다. 그는 경기력과 마케팅을 동시에 책임지던 선수였다.
하지만 그의 이적 이후, 토트넘 공식 스토어 매출은 절반 가까이 줄었고, 유니폼 판매량도 급감했다.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토트넘 중계 시청률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분석도 있다.
BBC는 “손흥민의 공백은 단순한 전력 이탈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의 붕괴”라고 평가했다. 구단 관계자 역시 “손흥민은 팀의 상징이었다. 리더십, 경기력, 글로벌 영향력 모두 대체할 수 없는 선수였다”고 밝혔다.
프랭크 감독은 현재 리빌딩의 한가운데서 방향을 잃고 있다. 젊은 피로 채운 프로젝트는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토트넘은 시몬스의 잠재력에 기대를 걸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결국 구단은 다시 거액을 들여 호드리구를 노리고 있다.
호드리구는 레알에서도 주전 경쟁이 치열하다. 비니시우스, 음바페와의 포지션 중복 속에서 출전 시간이 줄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그에게 ‘주전 보장’을 내세웠다. 그는 여전히 24세, 프리미어리그의 무대는 그의 커리어에 새로운 동기를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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