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전설이 끝을 맞이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 알 나스르)가 다가오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자신의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영국 'BBC'는 12일(한국시간) "포르투갈 공격수 호날두가 2026년 FIFA 북중미 월드컵이 그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클럽과 대표팀 통산 953골을 넣은 그는 앞으로 1~2년 안에 축구계에서 은퇴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호날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투어리즘 서밋 인터뷰에서 2026 월드컵이 그의 마지막 월드컵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의 대답은 "확실히 그렇다(Definitely, yes)"였다. 호날두는 "나는 41살이 될 거다. 그게 큰 대회에서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은퇴 시기도 언급됐다. 호날두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지만, 내가 '곧'이라고 말하는 건 정말 곧이라는 뜻이다. 난 축구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아마 1~2년은 더 여전히 경기를 뛰고 있을 것"이라며 "지난 25년간 축구계에 몸담았다. 모든 걸 이뤘다. 클럽과 대표팀에서 수많은 기록을 세웠고, 정말 자랑스럽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라고 말했다.


호날두는 리오넬 메시와 함께 21세기 축구를 대표하는 한 시대의 아이콘이다. 2002년 스포르팅 CP에서 데뷔한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알렉스 퍼거슨 경의 지도를 받으며 월드클래스로 성장했다. 호날두는 특유의 폭발적인 드리블과 슈팅 능력으로 팀 공격을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3연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등의 발자취를 남겼다.
이후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 공격수로 재능을 꽃피웠다. 그는 UCL 4회, 라리가 2회 우승 등을 차지하며 구단 통산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고, 2018년 건너간 유벤투스에서도 세리에 A 2연패를 이끌었다. 잉글랜드와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우승과 득점왕을 모두 휩쓸었다.
전성기에서 내려온 호날두는 친정팀 맨유로 복귀했지만, 에릭 텐 하흐 감독과 불화를 겪은 뒤 2022년 12월 사우디로 향했다. 그는 알 나스르에서도 공식전 122경기에서 109골 21도움을 터트리며 변함없는 클래스를 자랑하고 있다. 사우디 프로 리그 득점왕도 두 시즌 연속 차지했다. 아직도 트로피가 없는 점만 뺀다면 여전히 절정의 기량이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도 호날두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그는 A매치 최다 득점(143골), 포르투갈 최다 출전(225경기)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UEFA 유로 대회 최다 득점(14골)과 최다 도움(8개)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제 호날두는 통산 1000골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알 나스르와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47골을 추가한다면 세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그가 앞으로 1~2년간 더 뛴다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금자탑이다.
다만 호날두에게도 월드컵만큼은 아픈 손가락이다. 그는 이미 5차례나 월드컵 무대를 밟았지만, 8강 문턱을 넘어본 적이 없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페널티킥 득점 후 514분간 무득점을 기록하면서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특히 호날두는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득점한 경험은 있지만, 16강 토너먼트에 오르는 순간 침묵하기만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7경기 7골 3도움이라는 미친 활약을 펼치며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메시와 가장 대조되는 기록이다.
이제 2026 북중미 월드컵이 호날두의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과연 호날두는 북중미에선 카타르에서 흘렸던 뜨거운 눈물을 딛고 해피엔딩으로 물러날 수 있을까.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가 또 끝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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