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축구계가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이 터졌다. 심판과 선수 수천 명이 불법 스포츠 베팅에 연루되며 축구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12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축구협회(TFF)가 대규모 도박 스캔들에 연루된 선수 1024명을 징계했다. 갈라타사라이와 베식타스 소속 선수도 명단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TFF는 지난달 심판 149명에게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린 데 이어 선수까지 대거 적발했다. 불법 베팅에 연루된 규모로는 유럽 축구 역사상 최대다.

갈라타사라이 수비수 에렌 엘말르는 도박 연루 혐의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엘말르는 스페인과 불가리아를 상대로 열릴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출전을 앞두고 있었다.
엘말르는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던 선수다. 동료 메테한 발타치와 함께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베식타스의 네시프 위살과 에르신 데스타노을루도 연루됐다.
TFF 공식 발표에 따르면 튀르키예 쉬페르리그에서 27명, 2부리그에서 77명이 불법 베팅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900명 이상은 3부와 4부리그 선수들이다. 협회는 “도박 조사 결과 1024명의 선수가 징계 지침 제57조에 따라 프로축구 징계위원회(PFDK)에 회부됐다”고 밝혔다.
이 파문으로 3부리그와 4부리그 경기는 2주간 중단된다.
사태가 확산되자 TFF는 FIFA와 긴급 협의를 가졌다. ‘디 애슬레틱’은 “TFF가 구단들의 선수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15일간 추가 이적 및 등록 기간을 요청했다. UEFA도 이번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 갈라타사라이 엠블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1/12/202511121327770900_6914103486880.jpg)
엘말르는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약 5년 전 제 이름이 다른 사람의 베팅 거래에 잘못 연루됐다. 단 한 번도 베팅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갈라타사라이는 “모든 절차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베식타스는 “우리 선수들이 무혐의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번 스캔들의 시작은 지난달 TFF 이브라힘 하지오스마노을루 회장의 발표였다. 그는 “프로 리그에서 활동하는 심판 571명 중 371명이 베팅 계정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중 152명은 실제로 축구경기에 돈을 걸었다”고 폭로했다.
1부리그 주심 7명과 부심 15명, 2부리그 주심 36명, 부심 94명이 포함돼 있었다. FIFA 공인 심판 조르바이 쿠추크의 이름도 명단에 올랐다. 일부 심판은 단 한 번 베팅한 수준이었지만, 10명은 1만 건 이상, 1명은 1만 8277건을 기록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결국 심판 149명이 8개월~12개월 사이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혐의가 무거운 17명의 심판과 2명의 구단 회장은 구속 수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승부조작 및 불법 베팅 연루 여부를 조사 중인데 도박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수는 무려 3700명에 달했다. 이 중 1024명이 실제 혐의를 받게 되면서 튀르키예 축구계는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