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미루 두고 맨유 프런트와 감독의 격돌, "나이 많고 비싼 베테랑" VS "팀 중추"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1.13 21: 48

루벤 아모림 감독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뇌부가 ‘카세미루 문제’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트라이벌 풋볼’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 ‘TNT 스포츠’ 보도를 인용해 “아모림 감독과 구단 경영진이 카세미루의 향후 거취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카세미루는 내년 6월 계약이 만료되지만, 12개월 연장 옵션이 포함된 상태다. 문제는 그 옵션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시선이 완전히 엇갈린다는 점이다.
아모림 감독의 생각은 단순하다. 카세미루는 아직 필요하다. 올 시즌 보여준 경기력·경험·리더십을 고려하면, 1년 더 잔류시키는 것이 팀 전체의 안정에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최근 몇 경기에서 카세미루는 다시 ‘보는 순간 알 수 있는 클래스’를 보여주며 팀의 중심축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구단의 입장은 다르다. 맨유 경영진은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대신 주급 삭감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카세미루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중동 리그로부터 거액 제안을 받은 상황에서 굳이 임금을 낮춰 잔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사실 카세미루를 둘러싼 논쟁의 뿌리는 그의 지난 2년이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 ‘크카모(크로스-카세미루-모드리치)’ 삼각 편대의 핵심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 라리가 5회 우승을 이끌었던 그는 2022-2023시즌 맨유 이적 후에도 중원 개혁의 중심이었다. 에릭 텐 하흐 체제에서 리그 3위·카라바오컵 우승을 견인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러나 2023-2024시즌은 정반대였다. 잦은 부상, 컨디션 저하, 과체중 논란이 더해지며 기량이 급격히 흔들렸다. 수비진 붕괴로 인해 센터백으로 뛰어야 하는 상황도 많았고, 경기력 자체가 흔들리며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고액 연봉-기량 하락’이라는 공식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반전은 올 시즌 찾아왔다. 2024-2025시즌을 앞두고 혹독한 자기 관리로 체중을 감량했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경기력도 되살아났다.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결정적인 존재감’을 증명했고, 시즌 초반 방출설을 딛고 최근에는 아모림 감독의 전술 조정 속에서 중원의 핵심으로 복귀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도 공식적으로 “현재 카세미루의 체력과 경기 감각은 최고조”라고 평가했다. “아모림 체제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공격적인 중원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라는 극찬도 덧붙였다.
아모림 감독이 고집을 꺾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카세미루를 대체할 선택지가 현실적으로 마땅치 않은 데다가, 경험·전술 이해도·리더십을 한꺼번에 갖춘 미드필더는 시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다. 즉, 아모림 감독에게 카세미루는 “없으면 안 되는 자원”이다.
그러나 구단의 계산법은 다르다. 카세미루의 주급은 37만 5천 파운드(약 7억 2천만 원)로, 팀 내 최고 수준이다. 재정적으로 삭감을 위해 다방면으로 개혁을 추진 중인 맨유에선 ‘과거의 스타에게 지나치게 높은 임금을 유지하는 건 부담’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결국 카세미루의 계약 연장 여부는 단순한 ‘연봉 문제’를 넘어, 아모림 체제의 구상과 맨유의 장기 전략이 충돌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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